17일 오전 11시 20분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7225야드).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를 보려는 골프 팬들이 1번홀 티잉 그라운드 주변을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웠다. 평일인데도 이날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가 5000여명이나 됐다. 같은 조에 편성된 매킬로이와 김태훈(28), 이창우(20·한국체대)가 차례로 파워풀한 드라이버샷을 날리자 갤러리 사이에서 "우와!" "역시!" "어우~!" 같은 갖가지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 최고 권위 골프대회인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주최 대한골프협회·㈜코오롱, 특별 후원 조선일보사·천안시) 1라운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의 골프 스타 중 하나인 매킬로이와 올 시즌 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하고 부활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장타자 김태훈의 '거리 대결'로 더욱 뜨거웠다.
2013시즌 기준으로 매킬로이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302야드(PGA 투어 8위), 김태훈은 301야드다. 지난달 KPGA 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하며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떠오른 국가대표 이창우도 가세했다.
티잉 그라운드에 오른 세 명 가운데 매킬로이의 체구가 가장 작았다. 이창우의 키가 182㎝로 가장 크고 그다음이 김태훈(180㎝), 매킬로이(175㎝) 순이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거꾸로 이창우가 가장 짧았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90야드 정도인 이창우가 세컨드샷을 가장 먼저 해야 했고, 매킬로이와 김태훈은 큰 차이가 없었다. 내리막 11번홀(파4)에선 매킬로이가 350야드 넘는 장타를 날려 330야드를 친 김태훈을 앞섰다.
그러나 정확도에서는 두 사람 모두 크게 흔들렸다. 매킬로이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50%, 김태훈이 42.9%에 그쳤다. 전반에 티샷을 러프와 벙커로 연거푸 보내며 버디 1개, 보기 1개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워터해저드에 둘러싸인 아일랜드홀인 13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마지막 5개 홀에서 버디 3개(14번·17번·18번홀)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파5홀인 18번홀에서는 티샷을 314야드 날렸다. 매킬로이는 1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2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매킬로이는 작년까지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310야드에 달했다. 올해 세계 랭킹 1위에서 6위로 떨어지는 부진에 빠지면서 거리도 줄었고 정확도도 PGA투어 140위(58%)까지 떨어졌다. 2009년 이 대회에 첫 출전해 공동 3위, 2011년 두 번째 출전에서 준우승에 오른 그는 이날 경기 후 "핀이 경사면 근처에 꽂힌 경우가 많아 볼을 홀에 붙이기 어려웠다"며 "오늘 티샷이 마음대로 되진 않았지만 마지막 5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마무리를 잘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동반 플레이한 김태훈에 대해 "그는 정말로 빅 히터(big hitter·장타자)"라며 "오늘 김태훈도 공이 잘 맞는 날은 아니었지만 조금만 컨트롤이 더 잘된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은 버디 1개와 보기 3개, 이창우는 이글 1개·버디 2개·보기 6개를 기록해 나란히 2오버파로 공동 39위를 기록했다. 김태훈은 "매킬로이는 상황에 맞게 스윙 스피드를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며 "나도 그 부분을 더 연습해보고 싶다"고 했다.
1라운드에선 장익제(40)가 4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지난주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강성훈(26)이 공동 2위(3언더파), 대회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김대섭(32)이 공동 6위(2언더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