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캡처

세계 최대 골프용품사인 타이틀리스트사에서 생산하는 퍼터 브랜드인 스코티 캐머런의 일부 제품(사진)에 욱일기(旭日旗)가 새겨져 제작·판매돼 파문이 인 가운데, 이번 사태를 야기한 ‘퍼터 명장’ 스코티 캐머런이 1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캐머런은 공식 사과문에서 “나와 내 동료들이 욱일기의 의미와 상징성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서 “부주의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었으며, 더 이상 이 제품들을 유통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은 또 타이틀리스트의 모기업인 아쿠슈네트 경영진에게도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캐머런은 지난 8일 일본 스코티 캐머런 박물관 갤러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욱일기가 새겨진 새로운 한정판 골프백과 다른 용품들을 소개한 바 있다.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이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공식화하려 하고, 이에 대해 국내에선 욱일기 문양 등의 사용을 처벌하는 법안이 추진되며 양국 간 ‘욱일기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거센 반발이 일었다.

그러나 캐머런의 사과 뒤에도 타이틀리스트사는 침묵하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욱일기 골프백은 이베이 사이트에 여전히 올라와 있고, 이틀 전 1800달러였던 가격도 17일 오전 2600달러까지 치솟았다.

처음 논란이 일었을 때 타이틀리스트는 일단 욱일기가 들어간 제품은 타이틀리스트와 별개로 스코티 캐머런이 만든 제품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당시 김영국 타이틀리스트코리아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스코티 캐머런 퍼터 동호회원들의 소행일 수도 있다”며 “타이틀리스트와는 별개로 일본에서 욱일기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골프백에는 스코티 캐머런 로고와 타이틀리스트 로고가 함께 새겨져 있어 타이틀리스트 측의 사전 허락이나 묵인하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타이틀리스트사의 침묵에 국내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이라며 큰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스코티 캐머런 마니아 4만여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클럽 카메론’의 홈페이지에는 타이틀리스트사의 상업주의와 역사의식의 부재를 강력히 비판하는 항의 글과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