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거액을 들여 도입한 전기버스가 예산만 잡아먹고 비효율적으로 운행돼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 11월부터 작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전기버스 14대를 도입했다. 1대당 4억9500만원인 전기버스를 사는 데 들어간 예산만 시(市)비 57억4780만원, 국비 5억원 등 62억4780만원이다. 1억원 안팎인 일반 시내버스, 2억원 안팎인 저상버스와 비교가 되지 않는 금액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전기버스는 하루 평균 2.5회씩 결행하고, 0.8회씩 고장이 나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철우 의원(새누리당)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들은 2010년 11월부터 지난 9월 말까지 약 3년간 922번, 하루 평균 0.8회 고장을 일으켰다. 하루에 한 번은 전기버스 고장이 일어난 셈이다. 수리 횟수는 514번이었다. 또한 결행은 총 2576번으로 하루 평균 2.5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4억원이 넘는 전기버스를 수리하는 데만 연평균 2700만원씩이 들어가고 있었다.

서울시가 전기버스를 도입한 것은 친환경 전기 자동차 보급에 앞서 시범 운영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전기버스는 배터리가 혹한·혹서기에 취약했고, 방전이 빨리 돼 충전을 자주 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전기버스의 공인 연비는 1회 충전 시 80~110㎞이지만 실제로는 25~40㎞를 운행하는 데 그쳤다. 특히 냉·난방을 하거나 경사길을 운행할 때는 배터리 소모가 훨씬 커서 20㎞를 밑돌기도 했다. 공인 연비의 20% 수준에 그친 것이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점이 나타나자 전기버스를 본래 계획했던 시내 노선에 투입하는 대신 남산 순환 노선, 서울대공원, 상암동 에너지드림센터 3곳에만 배차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산 전기버스는 코스 왕복 16㎞를 한 번 운행할 때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산 전기버스는 하루 평균 134.4 ~168㎞를 운행했는데, 이는 서울 시내버스 평균 운행 거리인 243㎞에 비하면 100㎞ 정도 짧다. 작년에 도입한 마포구 상암동 에너지드림센터의 전기버스는 하루 평균 30㎞, 서울대공원에 투입된 4대의 전기버스는 하루 평균 13.3㎞만 운행한다.

이철우 의원은 "서울시 전기버스 구입은 성과에 급급한 전시 행정 때문"이라며 "고장투성이 전기버스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친환경 전기버스를 처음 도입하다 보니 배터리 문제 등의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