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를 방문하는 모든 내국인·외국인에게 제주 노선 여객기 또는 여객선 이용료의 2% 범위 내에서 환경기여금(寄與金)을 거둬 제주의 환경친화적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쓰자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제주는 세계자연유산(2007년)·세계지질공원(2010년)으로 선정됐고, 430㎞의 올레길과 360곳의 기생화산 '오름'은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제주 관광객은 2003년 491만명(외국인 22만명)에서 작년엔 969만명(외국인 168만명)으로 늘었다. 제주의 경관을 더 가꾸고 수준 높은 볼거리들을 더 많이 만들면 관광객 2000만명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입장료(入場料)인 환경기여금을 받겠다는 발상은 황당하다. 제주도는 "제주의 환경 개선과 복원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징수해 환경 비용을 내부화(內部化)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환경 비용 내부화'라는 경제학 용어는 쉽게 말해 '오염 행위에 대해 징벌적 벌금을 부과해 그 오염 행위를 줄이자'는 뜻이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환경기여금'은 외지인(外地人)이 제주 자연을 훼손하고 있으므로 징벌을 가해 외지인의 방문을 줄여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실제 환경기여금을 부과하면 항공료가 오르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결과가 빚어질 것이다.
제주도는 2006년 특별자치도(道)로 출범한 후 무비자 입국, 내국인 면세점 같은 제도를 시행 중이다. 제주 관광객이 특산품·기념품·렌터카를 구입하거나 이용할 때는 부가세의 10%를 사후(事後) 정산해 돌려주는 '관광객 부가세 환급제'도 법제화가 이뤄진 상태다. 제주의 관광객을 한 명이라도 더 늘려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통행세 비슷한 '환경기여금'을 걷겠다니, 지금까지의 이런 노력을 뒤집고 관광객을 걷어차겠다는 뜻 아닌가 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사설] '돌출 고액 연봉' 우리 사회 조직 원리와 마찰 빚지 않을까
[사설] 미사일 방어(MD) 논란, 무엇이 진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