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지위지수'를 개발한 마부치 하루요시 부케드훌렛 대표

“아빠의 기(氣)가 두 달 째 살아나면서 일본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본의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산업생산과 고용지표는 하락한 반면, 국내총생산(GDP)은 늘어났다. 경제 전문가들이 촉각을 다투며 주목하는 지표들의 방향이 들쭉날쭉한 탓에 일본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도 대부분 애매모호하다.

이런 와중에 ‘아빠의 옷 씀씀이’를 바탕으로 일본 경기가 회복 궤도에 올라섰다는 전망이 나와 일본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각종 이색지표를 발표하는 마부치 하루요시 부케드훌렛 대표가 대형 증권사 재직 당시 개발한 소비자 체감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14일 소개했다. 이른바 ‘아빠의 지위 지수(父ちゃんの立場指數)’다.

측정 방법은 일본 전국백화점협회가 집계한 남성복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에서 여성복 매출 증가율을 빼는 방식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가계 소비에서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게 남편의 옷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든 지표다.

집에 돈이 떨어지면 아내는 남편에게 “옷이 좀 후줄근하지만 지금은 돈이 없으니 좀 기다렸다 사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아내는 자신의 옷 사는 돈을 거의 줄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내와 남편의 옷 지출금액을 비교하면 가계소비의 심리를 숫자로 뽑아 낼 수 있다는 게 마부치 대표의 설명이다. 남편은 돈 쓰는 아내를 지켜만 봐야 하는 쓸쓸한 현실이 일본 경기 예측에 도움을 주게 되는 셈이다.

설명은 그럴듯한데 적중률은 얼마나 높을까?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빠 지수’가 2011년 10월 저점을 찍었을 당시 닛케이평균지수는 그 다음 달인 11월에 연중 저점을 찍었다는 점을 소개했다. 물론, 지수가 항상 경기를 앞서나갔던 것은 아니다. 리먼 사태 직후 ‘아빠 지수’는 2009년 4월 들어 저점을 찍었지만, 닛케이 평균지수는 두 달 전인 2월에 이미 저점을 찍고 반등 중인 상태였다.

그가 개발한 ‘아빠의 지위 지수’의 최근 현황은 어떨까? 지난 6월 바닥을 찍고 7월과 8월 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경기에 온기가 돌면서 일본 경제가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종류의 ‘생활밀착형 지표’를 활용하는 경우는 종종 발견된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세탁기에 동전을 넣는 셀프 세탁소 고객 수로 호황 여부를 따진다고도 했다. 우리나라의 우기종 전 통계청장은 꽃과 책 판매량이 경기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준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