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동산 원유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미국·중국 간 외교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중국은 중동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미국이 걸프 지역에서 보유한 군사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의 대(對)중동 정책에 협조할 것을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어 중국의 기존 외교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중동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자원 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재 중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부터 수입한 원유는 하루 370만배럴로 미국(350만배럴)을 앞질렀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연간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OPEC 원유 최대 수입국이 될 것이라고 우드 매켄지는 전망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자국 내 에너지 생산량을 늘려 중동에 대한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반면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로부터 원유 수입을 계속 늘리고 있다.

중국은 걸프 지역에서 안정적인 원유 수송을 책임질 만한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콘퍼런스에서 장궈바오(張國寶) 전 국가에너지국장은 '중국이 걸프 지역 해상 수송로의 안전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을 수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당분간 미국이 하는 게 어떠한가"라고 대답했다. 미국도 중국이 중동 지역까지 군사력을 확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걸프 지역을 둘러싼 미·중 긴장 관계가 구체화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이후 미국에 걸프 지역 안전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중동 외교정책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국을 상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일 것과 시리아 제재에 보조를 맞추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이 같은 요청에 적극 따르지 않으면서 미 정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