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실패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하는 마감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백악관을 비롯해 여야는 주말에도 상하원에 걸쳐 중재안을 주고받았지만 12일(현지시각)까지도 협상 타결에 진전은 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인 미 상원은 이날 단서 조항 없이 부채 한도를 올리는 법안을 상정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가 발의한 안은 찬성 53표, 반대 45표를 얻었다. 법안이 본회의까지 가기 위해서는 60표 이상이 필요하다. 상원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피하기 위해서 이런 장치를 마련해놨다. 60표 이상을 얻으면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상원 내 중도파 공화당 의원들은 내년 1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상한선을 높이는 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이 발의한 이 안 역시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원에서도 여야의 대치는 계속됐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미국 동부 시각) 이례적으로 주말 회의를 가졌지만, 소득은 없었다. 공화당 하원은 부채 한도를 6주 연장하자는 안을 내놨지만, 백악관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현재로선 백악관이 양보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베이너가 상원 내 공화당 의원들과 같이 수용적인 태도로 나간다면 하원을 장악한 티파티(강경 보수파)의 분노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백악관과 하원의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백악관이 공화당 내 중도파 상원의원들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이 발의한 안에 아직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잭 루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미 의회가 부채 한도를 볼모로 잡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오는 17일까지 부채 한도를 높이지 않는다면 국고가 바닥난다"며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의회가 부채 한도의 단기적인 연장에 합의한다 해도 곧이어 연방정부의 장기 예산 지출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