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립암센터가 호스피스 시설에서 말기 암 환자를 떠나보낸 유족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호스피스 의료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다는 사람은 10명 중 8명이었다(76%).

이처럼 호스피스 만족도가 높은데 실제로 호스피스에서 숨지는 사람은 아직 암 사망자 8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호스피스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환자들 눈높이에 맞는 시설은 더더욱 부족하다"고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형 병원들이 호스피스 설립과 운영을 부담스러워 하는 데 있다. 서울대·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연대세브란스병원 등 서울 시내 '빅5' 병원 가운데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는 곳은 서울대병원(27개 병상)과 서울성모병원(23개 병상)뿐이다.

호스피스 병동은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중요하다. 심리치료실·임종실 등 일반 병동에 없는 공간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공간 크기가 똑같을 경우 일반 병동보다 병상 숫자가 적다. 전문 의료진은 물론 상담사와 사회복지사까지 일반 병동보다 인력을 1.5배쯤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건강보험관리공단은 호스피스를 '특별 대접'해주지 않는다. 건보는 입원 15일까지만 입원비 전액에 대해 수가를 인정하고, 이후에는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가를 차차 줄인다. 필요 이상 병원에 누워 있지 말고 되도록이면 통원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는 정책이지만 말기 환자 입장에선 불합리하다.

결국 병원 입장에서 보면 호스피스는 '들어가는 돈'은 많고, '이익'은 박한 곳이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호스피스 병동을 일반 병동으로 전환하면 병상 수는 약 2배(23개→44개), 매출액은 약 3배로 늘릴 수 있다(분기당 9억4000만원→27억4000만원·2012년 기준).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건보 체계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대형 병원들이 호스피스 병동 운영을 꺼리는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수익이 나진 않지만 그렇다고 '손해'까지 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