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바로 축구입니다. 더는 경기 외적인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오는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삼바 군단' 브라질을 상대하는 홍명보(44·사진) 축구 대표팀 감독은 8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첫 훈련에 앞서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제는 내년 브라질월드컵을 목표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우승에 근접한 브라질과의 경기는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시험할 좋은 기회"라며 "승패가 어떻든 박수받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소집된 해외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브라질전 베스트11을 구성할 계획이다. 9일 리그 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하는 K리그 선수들은 15일 말리전(천안종합운동장)에서 주축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
이날 홍명보 감독이 강조한 '다시는 발생해선 안 될 경기 외적인 문제'는 기성용(24·선덜랜드)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파문을 일컫는 것이었다.
기성용은 작년 2월 자신의 지인과 공유하는 '비밀 페이스북' 계정에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최강희 감독을 비방하는 글을 올려놓았다. 이 내용이 지난 7월 공개되며 그는 축구 팬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됐다. 지난 3월 카타르와 벌인 월드컵 최종 예선 5차전 이후 대표팀과 멀어졌던 기성용은 이번 브라질전, 말리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7개월 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7일 입국하며 "최강희 감독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했던 기성용은 이날 파주 NFC에 입소하면서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국행을 앞두고 머리 색깔을 노란색에서 검은색으로 다시 바꿨다.
기성용은 "많은 팬에게 실망을 안겨 드린 부분에 대해선 그라운드에서 만회하겠다"며 "이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 드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최 감독님께 사과할 타이밍을 놓친 것을 반성하고 있다"며 "제가 찾아가는 것에 대해 감독님이 부담을 느끼시는 것 같아 앞으로 기회를 주실 때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개월간 SNS 파문과 팀 이적 등 많은 일을 겪었던 기성용은 최근 선덜랜드에서 꾸준히 출장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는 "그동안의 힘든 시간은 모두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이는 앞으로 내가 축구 인생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고 경험하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런던 패배의 설욕을 노린다
한국 축구가 '삼바 군단'을 상대한 가장 최근의 경험은 2012 런던올림픽 4강전이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초반 브라질을 몰아붙이며 선전했지만 결국 0대3으로 완패했다. 그때 경기에 뛰었던 선수 중 구자철·김보경·지동원 등 7명이 이번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브라질 팀에는 당시 올림픽 한국전에 나섰던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오스카(첼시),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등 5명이 포함돼 있다.
홍명보 감독은 "올림픽팀 브라질전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선수들의 판단 미스로 생긴 실점 장면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선발 출장해 경기 초반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던 지동원(22·선덜랜드)은 "그때 브라질전을 통해 강팀을 상대로도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번 브라질전에서 초반 기회를 살린다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에서 뛰지 않아 작년 브라질전 경험이 없는 손흥민(21·레버쿠젠)은 브라질 수비수 단테(30·바이에른 뮌헨)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 6일 뮌헨전이 끝나고 단테에게 우리가 이기겠다고 얘기했다"며 "경기가 끝나고 브라질 선수에게 먼저 유니폼을 교환하자고 얘기하지 않겠다"며 자존심을 세웠다. 브라질은 8일 오스카와 다비드 루이스 등이 입국하며 소집된 선수 전원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날 파주 NFC에서 공개 훈련을 할 예정이었던 브라질은 비가 오자 실내 수영장에서 회복 훈련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