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를 목표로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를 공천한다는 데도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현재 구상대로 될 경우 민주당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 측과도 큰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호창 "서울시장 후보 내는 게 상식"
안철수 의원 측의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3일 본지 전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신당을 창당한다면 서울시장 후보부터 내는 게 상식"이라며 "전국 정당화를 추진하고 전국적으로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서울에 후보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기획위원장은 정치전략 및 신당 창당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안 의원 측은 영·호남 기반의 기존 여야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신당 시작 단계부터 '전국 정당화'로 가야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 경우 부산·광주 등의 상징적 도시는 물론 서울을 빼놓고 갈 수는 없다는 데 내부적인 공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의원도 "당연한 것"이고 "상식"이라고 했다.
이런 구상에 따라 안 의원 측은 최근 호남 지역을 시작으로 지역별 '실행위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수도권과 영남 지역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행위원에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송 의원은 그러나 "만약 정당이 아닌 다른 형태로 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전국적으로 (선거에) 대응하지 않고 부분적으로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에 실패할 경우에는 일부 지역에만 선택적으로 후보를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굳이 서울시장 후보까지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박원순 "(안 의원이) 후보를 내기야 하겠느냐"
안 의원 측이 신당 창당을 하고 서울시장 후보를 내게 될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부터 넘어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박 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지 여부에 대해 "정당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사람은 상식이란 게 있다"며 "안 의원이 내가 뭘 크게 잘못해 '진짜 저 사람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내가 나름대로 잘해왔는데 새롭게 (후보를) 내시기야 하겠느냐"고 했다.
후보를 내게 되는 게 '상식'이 아니라는 얘기인 것이다. 그런데도 안 의원 측은 신당 창당을 전제로 한 얘기이기는 하지만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송 의원은 "(박 시장이) 못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더 훌륭한 사람이 하는 게 서울시 입장에서 좋을 수 있다"며 "그래야 박 시장이 (경쟁에서 이겨) 나중에 하더라도 더 잘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송 의원은 "선의의 경쟁, 경쟁적 협력관계가 돼야 시너지가 생긴다"고 했다.
양측은 '딜레마적 관계'다.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때 안 의원의 양보 덕을 봤다. 그러나 안 의원 측과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할 수도 있게 된다. 반면 안 의원으로서도 자신이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서울시장을 무너뜨리기 위해 후보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