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사흘간 서울 홍대 앞 일대에서 300회 넘는 동시다발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작년에 이어 2회째를 맞은 '잔다리 페스타'가 열리는 주말이다. 클럽과 카페, 건물 옥상을 막론하고 마련된 공연장 31곳에서 국내외 340여개 밴드가 동시에 무대에 오른다. 통상 '홍대 앞'이라고 부르지만 지하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상수역을 삼각으로 잇는 거대한 '라이브 트라이앵글'이다. 대략 70만㎡(약 21만평)에 달하는 공간이다.
'잔다리'는 서울 서교동에 있었던 세교(細橋), 즉 한강 쪽으로 난 작은 다리의 옛 이름이다. 이 축제를 기획한 이들은 "'잔다리 페스타'가 한국 문화 전반의 '작은 다리들'인 청년 문화를 상징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라고 말했다.
500명가량 수용할 수 있는 라이브 홀들부터 속칭 '홍대 주차장 네거리'에 세워질 야외무대까지 각양각색의 무대는 화려한 조명과 첨단 기술로 치장된 기성 무대와는 사뭇 다르다. 뮤지션과 관객 사이엔 어떤 장애물도 없다. 흥분한 관객을 제지하는 경호 요원들도 없다. 무대는 친밀하고 싱싱하다.
이 무대에 서는 팀들, 즉 340여개 밴드 가운데 '대중적으로' 알려진 팀은 10%도 되지 않는다. 첫날인 11일 주차장 야외무대에서 오프닝 축하 공연을 벌일 김목경 블루스 밴드와 신촌블루스, 최이철과 사랑과평화가 아마도 최고참급인 동시에 가장 유명한 팀일 것이다. 물론 황신혜밴드, 3호선버터플라이, 노브레인, 게이트플라워즈,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레이지본, 킹스턴루디스카, 한음파처럼 '꽤 이름이 알려진' 밴드들도 있다. 그러나 나머지는 대개 미니 음반을 한 장쯤 냈거나 그마저도 없는 신인급 밴드들이다.
여기에 잔다리의 매력이 있다. 2013년 한국 청년 문화의 민낯, 그 어설프고도 꾸밈없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 흙과 자갈과 씨앗이 섞인 이 현장에 미래의 보석이 반드시 숨어 있다는 것 역시 잔다리만의 특징이다. 한 마을 전체에서 신인급 인디밴드들이 동시다발 공연을 벌인다는 면에서 잔다리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과 매우 닮았다.
올해 잔다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13일 오후 4시 주차장 무대에서 벌어질 '크레용팝+L.O.D'의 공연이다. 길거리 공연과 인터넷만으로 대중음악계를 휩쓴 이색 걸그룹 크레용팝을 인디음악계가 초청했고, L.O.D.라는 프로젝트 밴드가 크레용팝 히트곡 '빠빠빠'의 반주를 맡는다. Legion of Doom(파멸의 군대)을 줄인 L.O.D는 윤병주(기타·로다운30), 김인수(보컬·크라잉넛), 이보람(베이스·삼청교육대), 박재륜(드럼·닥솔로지) 넷이 뭉친 헤비메탈 밴드로 "충효정신에 입각한 메탈을 추구 중"이라는 프로젝트 팀이다. 10일까지 예매하면 사흘 동안 모든 공연을 볼 수 있는 티켓이 5만5000원, 하루치 티켓은 2만원이다. www.zfest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