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무산 대북 결의대회'를 찾은 한 이산가족 후손이 '노부모 고향방문 하루 빨리 허용하라'고 적힌 팻말을 안고 있다. 2013.9.27

북한이 지난 21일 일방적으로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를 무기한 연기한 지 일주일째인 27일 남북 양측은 상호 비방전을 이어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속에 품은 칼부터 버려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지연에 대해 북한을 비판한데 대해 대결입장을 합리화해보려고 별의별 악담을 다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류 장관이 전날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주최 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은 우리 당국자의 발언과 언론보도 등에 대해 비난의 강도을 높이는 등 구태의연한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는 등 북측의 최근 태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신문은 "조선반도에 첨예한 긴장상태가 조성된 북남사이에 대화가 열리고 일련의 성과도 나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주동적인 조치와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라며 "남조선이 아직도 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반통일적인 원칙론을 계속 고집하면서 우리와 한사코 대결하려 한다는 것을 실증해준다"고 주장했다.

한편 류 장관 역시 이날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참석해 남북 간 신뢰를 위한다면 북한은 이제부터는 이같은 행동을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또 "남북관계가 지금까지 정상회담과 각종 교류로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신뢰가 쌓였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 강인하고 단호하고 끈질기게 북한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해 북측의 태도변화를 기다릴 것임을 시사했다.

이산상봉 연기 일주일을 지나는 시점에서도 양측이 이산상봉 연기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서로 주장하는 등 기싸움을 이어가며, 당분간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탈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남북한은 이날 오후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상설사무처 명단을 주고 받는 등 개성공단과 관련한 협의는 진행해 가고 있다.

한 대북 관계자는 "이미 정상화 수순에 들어간 개성공단에 대해 남한 정부가 특정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점을 북측이 이용하고 있다"며 "개성공단이라는 접점은 살려가면서 이산상봉과 금강산관광 문제를 연계 문제를 공론화 할 수 있는 시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성공단이라는 '완충지대'를 두는 한편 금강산관광 문제에 대한 남북 간 첨예한 기싸움은 계속될 것이란 뜻이다.

정부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이산상봉과 금강산관광 문제가 당장 개성공단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만큼 전반적인 분위기는 예전에 비해 안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