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 실시된 군 수뇌부 인사(人事)에서 최윤희 해군 참모총장이 차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내정됐다. 합참의장에 해군 출신을 발탁한 것은 국군 창군(創軍) 이래 처음이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전(戰)은 지상·바다·공중에서 동시에 입체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서해 5도에서 북이 도발하면 우리 해군 함정이 지상 공격 미사일로 대응하고, 북이 곧바로 휴전선에서 공격해오면 공중의 우리 전투기가 반격하는 식이다. 우리 군이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지상·바다·공중 작전을 총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를 두고, 합참의장에게 국군 전체의 군령권(軍令權)을 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역대 합참의장 37명 중 공군 출신 1명을 빼곤 36명이 육군 출신이었다. 국군에서 육군의 비중이 크게 높은 것은 248㎞ 휴전선을 따라 남북 200만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안보 현실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육군 병력이 전세를 좌우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지금은 제공권 장악이 적 육군을 제압하는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북이 핵과 생화학 무기 등 비대칭 전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선 우리도 해·공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대북 우위를 유지하지 않으면 북에 도발을 단념하도록 하기 어렵다.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는 더욱 절실해질 중국과 일본이라는 군사 강대국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공군의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육·해·공군 간 배타적 갈등은 어느 나라 군대에나 있는 문제이지만 우리 경우엔 해·공군의 피해 의식이 심각한 수준이다. 합참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과 같은 비상사태에서 육·해·공군 합동 작전을 지휘하기는커녕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허둥댄 것은 육·해·공군을 합참에 모아놓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3군이 여전히 따로 놀았다는 증거다. 심지어 천안함 폭침 때 현장 해군은 합참을 빼버리고 인사권을 가진 해군본부와 청와대 파견 해군 장교에게 직보(直報)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주한미군으로부터 한국군은 육·해·공 3군 협력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한 것이다.

군은 초급 장교와 일선 병사들부터 타군(他軍)과의 합동 작전이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최 후보자 재임 중 이런 계기가 마련되면 각 군 출신이 합참의장을 번갈아 맡는 데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커질 것이다. 합참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하면 몇십조원의 최첨단 무기 구입보다 더 큰 군 전력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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