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F-15를 다시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 결과를 두고 미국 방위 산업 라이벌인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4일 한국 방위사업청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미 보잉사의 F-15SE가 탈락하자 경쟁사인 록히드 마틴이 다시 의욕을 다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록히드 마틴의 F-35A가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F-35를 내세웠던 록히드 마틴과 이를 지원한 미 국방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한국 정부가 F-15SE 아니면 F-35A 둘 중 한 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최종까지 갔다가 낙마한 F-15SE보다는 가격 때문에 중도 탈락한 F-35A에 회생의 기회가 좀더 커졌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F-35의 경우 수입국이 점점 늘어나면서 생산 규모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 당초 예산이 문제가 됐지만 가격은 지금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 현재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이스라엘, 영국 등 7개국이 F-35의 수입을 결정했고 일부 국가들은 추가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생산을 늘리면서 미 정부나 록히드 마틴이 입찰가를 더 낮게 써 낼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미 공군도 F-35 생산과 운용시 비용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적었다
반면 마지막 순간에 고배를 마신 F-15SE의 보잉은 입지가 좁아졌다. 보잉은 이번 한국 판매를 계기로 F-15 기종의 생산 시기를 연장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게 됐다. 보잉은 지난 2011년 사우디아라이아에 F-15S기 84대를 팔아 2019년까지 F-15를 생산키로 했다.
미국 항공분야 컨설팅 업체인 틸그룹의 리차드 애볼라피아 컨설턴트는 "이번 결정은 분명 보잉에게는 악재"라며 "보잉은 F-15 뿐만 아니라 다른 주력 기종인 C-17 수송기와 F/A-18 호넷의 생산을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보잉 측은 "다른 중동국가나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자사의 주력 전투기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F-35를 능가할 만한 차세대 전투기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WSJ에 말했다.
외신들은 유럽연합 컨소시엄이 내놓은 유로파이터가 채택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한국이 미국과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같은 중대 사업의 파트너는 미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유럽의 경우, 주요국 정부가 재정위기로 긴축에 들어간 상황이라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RBC캐피탈마켓의 군수 전문 애널리스트 롭 스톨라드는 "유럽은 주요 핵심 사업의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 한해 전세계 전투기 생산 규모는 169억달러에 달해 최근 5년간 평균 157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록히드 마틴이 4분의 1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틸그룹은 예상했다.
틸그룹은 2022년이 되면 F-35의 시장 점유율이 6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