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긴 올해 추석, 여유로운 마음에 들여놓는 공연 한 편은 두고두고 남을 선물이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이나 연인·친구와 함께 보면 좋을 연극과 뮤지컬을 골랐다. 한가위를 맞아 30~50% 할인하는 공연도 많다.
◇온가족이 함께라면―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집에서 TV 드라마나 보겠다던 부모님이 먼저 우신다. 무덤덤하게 각인되는 평양냉면의 맛을 무대에 풀어낸다면 이 작품. 제6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을 무대로 옮겼다. 간암 말기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작가 김광탁씨의 자전적 경험이 바탕이 된 세밀한 묘사가 뛰어나다. '꽃보다 할배'에서 친근한 웃음을 안겨준 배우 신구가 간암 말기 아버지로, 배우 손숙이 어머니로 나온다. 3만~5만원, 추석 당일인 19일, 20일 오후 3시 공연은 20% 할인한다. 10월 6일까지,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 (02)577-1987
◇세대 구분 없는 감동―창극 '서편제'
창극이라면 어쩐지 멀게 느껴졌던 관객도 산천을 따라 유랑하는 영상과 절창(絶唱)에 절로 탄복한다. 국립창극단 단원들의 소리와 연기, 양방언의 음악, 김명화의 대본, 뮤지컬 '영웅'을 만든 윤호진씨의 연출이 격조 높은 무대를 만들었다. 영화 '서편제'에서 심청가를 불렀던 안숙선 명창이 노년 송화로 특별 출연한다. 2만~7만원, 귀경·귀성 때 탔던 기차나 고속버스 승차권이 있으면 20%, 3인 가족은 25%, 4인 가족권은 30% 할인한다.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6
◇가장 '연극적'인 재미―연극 '광부화가들'
"레오나르도 다…, 뭐요? 그게 누구죠?" 옆에 있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면 화성에서 왔나 싶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다 빈치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 이들이 있었으니, 영국 뉴캐슬 탄광의 광부들이다. 그들이 미술강좌를 듣다 '화가'로 변신하며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 영화와 뮤지컬로 알려진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 홀이 원작을 썼다. 2010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수상작. 등장하는 미술 작품 100점만 익혀도 뿌듯하다. 2만~5만원, 20일과 22일 공연은 40% 깎아준다. 10월 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 1644-2003
◇대극장에서 실컷 웃자―뮤지컬 '애비뉴Q'
평소 엄두가 안 나던 대극장 뮤지컬, 그것도 오리지널 내한 공연을 보고 싶다면 '애비뉴Q'가 정답. 노래 좋고 연기 되는 배우들이 인형과 혼연일체로 웃음 폭탄을 안긴다. 뉴욕의 중심부에서 멀고 먼 변두리에 사는 대졸(大卒) 백수, 유치원 보조교사 등이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제대로 보여준다. 특별 출연(?)하는 김정은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절묘한 등장이 묘미. 5만~13만원, 17~22일 VIP석과 R석을 30% 깎아준다. 10월 6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 1577-3363
◇연인·친구끼리 대학로에서―뮤지컬 '빨래'
창작 뮤지컬의 클래식. 달동네에 둥지를 튼 시골 아가씨 나영이와 몽골 노동자 솔롱고의 사연이 지친 마음의 얼룩을 하얗게 빨아준다. 지난해 일본 도쿄 공연에서도 큰 박수를 받았다. 솔롱고가 부르는 '참 예뻐요'는 한 번 들으면 내내 떠오른다. 4만4000원·5만5000원, 22일 공연까지 3명 구매 30%, 4명 구매 40% 깎아준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02)928-3362
◇모든 관객에게 막걸리―코믹컬 '드립걸즈'
차례상 차리느라 허리 휘어진 그대, 시원하게 웃어보고 싶다면 '드립걸즈'다. TV보다 다소 수위 높은 개그, 노래, 망가지는 연기가 모두 들어갔다. 코믹한 뮤지컬이라 해서 자칭 '코믹컬'. 지난해 초연 때 몸을 아끼지 않는 개그를 보여둔 안영미, 정경미, 김경아 등이 이번에도 나온다. 추석 선물로 관객 모두에게 아이싱 막걸리를 한 캔씩 준다. 4만4000원·5만5000원, 3인 이상 가족은 30% 할인된다. 10월 27일까지, 신도림 CGV신한카드팝아트홀, 1577-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