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 여직원이 짜증을 냈단 이유로 해머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30대 청년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3일 자신에게 짜증을 냈단 이유로 길이 1m의 해머로 여직원 문모(31)씨의 머리 뒷부분을 2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김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회사 창고에서 문씨와 함께 창고정리를 하던 중 자신의 실수로 해머가 떨어진 것에 대해 문씨가 ‘에이씨’라며 짜증을 내자, 해당 해머로 A씨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문씨는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는 회사 직원의 신고를 받고 발견 됐으며, 범행을 부인하던 김씨는 자신의 주거지 옆 건물 실외기에서 피묻은 망치와 원단, 장갑, 와이셔츠가 들어있던 비밀이 발견 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살인 이후에도 외부 모임에 참석하고, 여자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매우 태연하게 행동했으며, 회사에도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회사를 설립한 김씨는 대형 백화점에도 제품을 납품하며 연매출 7억원~8억원 상당을 올리는 성공한 청년사업가로 소개 돼 왔다. 또한 고급 외제차와 보트 등을 소유하며 귀족적인 레저생활을 즐겼으며, 승마 등 고급 사교모임에도 자주 참석해 다양한 인맥을 쌓아왔다.

경찰관계자는 “짜증을 내서 살해했다는 등 김씨의 범행동기가 이해하기 어렵고 명확하지 않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최근 김씨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고, 김씨가 직원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는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