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8·아스널)은 최근 국내 축구 팬들이 자주 언급하는 이름이다. 홍명보호(號)가 원톱 공격수 부재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동아시안컵과 페루·아이티·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김동섭·김신욱·서동현·조동건·지동원 등을 원톱으로 기용했지만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홍 감독은 최근 경기에선 이근호나 구자철을 전방에 두는 '제로톱(전형적인 장신 스트라이커 없이 미드필더들이 돌아가며 순간적으로 공격을 커버하는 전술)'을 쓰기도 했다. 결과는 역시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홍명보호의 지난 6경기 성적은 1승3무2패. 한국은 약체 아이티전을 제외하면 2선 공격수로 분류되는 윤일록(7월 28일 일본전)과 이근호(9월 10일 크로아티아전)만이 득점을 기록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 13일 오후 영국 런던으로 떠난다. 사진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일본과 벌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 감독이 박주영과 포옹하는 장면.

이런 상황이라면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해 왔던 박주영에게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박주영은 올 시즌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여름 이적 시장에서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낸 프랑스 리그 생테티엔으로 이적하길 원했지만 양팀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불발됐다. 박주영은 정규 리그 개막 이후 아스널에서 단 한 차례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가 박주영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12일(한국 시각)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자유계약 영입을 원하는 우라와 레즈에 박주영을 보내고 싶어 하지만 선수 본인이 이적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주영 측 관계자도 "박주영은 어떻게든 유럽에서 승부를 내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박주영의 결정력이 대표팀에 필요한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베테랑 선수, 젊은 선수 할 것 없이 대표팀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이번 영국 출장(13~23일)에서 박주영을 만나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 개막 전에도 사면초가에 몰렸던 박주영을 부활시킨 적이 있다. 당시 올림픽 팀을 맡았던 홍 감독은 병역 연기 문제로 비난받았던 박주영을 기자회견에 같이 데리고 나와 "(박)주영이가 군대 안 가면 대신 가겠다"고 말하며 힘을 실어줬다. 박주영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올림픽 대표팀에 사상 첫 동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이번엔 홍 감독의 힘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홍 감독은 이미 "소속팀에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대표팀 선발 기준을 못 박아뒀다.

박주영은 일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아스널 '25인 로스터'엔 이름을 올렸다. 25인 로스터는 각 클럽이 시즌 초반에 확정한 25명의 1군 선수로 이듬해 1월까지 경기를 치르는 제도다. 현재 아스널은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독일)와 야야 사노고(프랑스)가 부상을 당한 상태다. 박주영은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