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장. 중국 배터리 업체 BYD(비야디)의 왕촨푸(王傳福) 회장은 미국 기자들에게 "올해 말 우리 전기차를 미국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중국 차의 미국 습격'이라는 제목을 달아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3년 반이 지난 지금, 왕 회장의 호언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비야디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에 전기버스 조립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 진출 꿈을 거두지 않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과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는 아직 미국 시장에는 명함도 못 내밀고 있다. 해외 수출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남미와 중동 등지로 팔려나가는 저급 차량이 대부분이다. 중국 대륙 시장의 소비자들도 토종 업체 차보다 가격이 20~30% 비싼 외국계 합자회사 차를 더 선호하고 있다. 미국을 제치고 4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을 차지한 중국의 체면이 무색할 정도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아직 세계 수준은 물론 우리나라와도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기술력의 척도는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을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대차도 1991년 처음 자체 기술로 '알파엔진'을 개발하기 전까지 일본 미쓰비시에서 기술을 빌려와 자동차를 제조했다. 중국 업체도 아직 파워트레인을 자체 개발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기술을 이전받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 조철 국제산업협력실 실장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자동차 기술력 격차는 5~10년으로,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면서 "설계 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크게 나아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모자란 기술력을 보충하기 위해 해외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파산한 미국 최대 배터리 업체 A123을 인수한 곳도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완샹그룹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