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체육 행사'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장기 경기 침체 탈피와 '강한 일본'을 되찾겠다는 염원을 올림픽에 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8일 도쿄 유치가 확정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승리는 일본 국민이 하나로 단결한 결과"라면서 "올림픽 유치가 장기 침체 탈출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치권은 '올림픽 개최=강한 일본'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유치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는 1964년 도쿄올림픽의 추억도 한몫했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은 패전에서 부흥을 향해 전 국민이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작년 4월 IOC 여론조사에서 일본의 올림픽 개최 지지율은 47%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 8월 당시 도쿄도지사였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太郞)가 도쿄 긴자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선수단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당시 시민 50만명이 몰리면서 올림픽 지지 여론은 지난 3월 70%까지 치솟았다. 당시 행사는 극우파 정치인 이시하라가 올림픽을 '내셔널리즘' 강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작년 말 취임 이후 8월 말까지 8차례에 걸쳐 18개국을 방문했다. 지지(時事)통신은 "아베 총리가 외국 방문시 방문국에 IOC 위원이 있는지를 항상 챙겼다"고 전했다. 지난 6월에는 아프리카 40개국 정상을 일본으로 초청했다. 아베 총리는 정상들에게 공적개발원조(ODA) 제공을 약속했다. 명분은 안보·자원 외교였지만 사실상 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으로 해석됐다. 왕족의 정치 참여 논란에도 불구하고 왕족인 히사코(久子·60)씨가 IOC 총회 발표회에 참여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이 끝나기 전 아르헨티나로 이동, IOC 총회에 직접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막판 변수가 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문제와 관련, "오염수는 후쿠시마 원전 전용 항만에 완전히 차단돼 있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아베 총리가 연설한 것이 (올림픽 유치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 공산당 등은 오염수가 전용 항만 외부 지역에도 유출됐을 가능성 높다며 아베 총리가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 유치 성공을 계기로 지지율을 끌어올려 소비세 인상과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일종의 자유무역협정) 등 경제 현안과 집단적 자위권 도입, 개헌 등 정치적 현안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