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간한 '2012 한국 미디어 패널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한 사람 중 10대의 비율이 26.8%를 차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 10명 가운데 3명은 10대라는 뜻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12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에선 10대의 99.9%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그러나 흔히 인터넷을 쓴다고 하면 노는 것으로 치부되고, 커뮤니티도 단순 친목용으로 여겨지곤 한다. 똑같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더라도 이를 자신에게 이롭게 쓸 줄 아는 이들이 있다. 두 명의 명문대생 '구루'(guru, 존경할 만한 사람·스승·선지자 등을 가리킨다)가 말하는 '날 명문대로 이끈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공개한다.

◇귀로 듣는 소설 덕분에 국문학도의 길로

김영빈(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년).

김영빈(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년)씨는 자가진단과 시간 관리에 능하다. 고 1 겨울방학을 맞아 서울에 있는 입시 학원을 처음 찾았던 그는 "지방(옛 경남 마산, 현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에만 있다가 서울에 오니 내가 이 친구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며 "그때부터 내가 남들보다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입까지 성적을 올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급함도 더해졌다.

그에게 큰 도움이 된 건 EBS의 라디오 문학관(http://home.ebs.co.kr/drama) 사이트였다.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현 국어)을 잘 보려면 소설을 많이 읽어야겠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고, 음성으로 된 소설은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곳을 찾게 됐어요." 라디오 문학관 사이트에는 여러 성우가 등장, 드라마처럼 흡입력 있게 각색한 소설이 가득 올라와 있다. 김씨는 "말미에는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의 평론이 곁들여져 입시에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남은 작품은 박영한(1947~2006) 작가의 '머나먼 쏭바강'이다. "주인공이 괴로워하는 심리를 정말 잘 표현해서 저도 자연스레 주인공의 심정에 감정을 이입하게 됐어요. 타인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였죠.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자연스레 국문학을 공부해보고 싶어지더군요."

라디오 문학관에 빠져 지낸 드라마 마니아답게 김씨는 스토리텔링에 자신감을 드러낸다. 그가 운영하는 서울지역 대학생 연합 기획봉사 동아리 'SNS'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아니라 '주말마다 이웃을 찾아 봉사한다(Sunday Neighborhood Service)'는 뜻으로 눈길을 끈다. 자신의 강점을 살린 창업·홍보 분야 창업도 고민 중이라는 김씨가 중고생 후배에게 한 가지 팁을 전달했다. "인터넷에는 현직 교사가 운영하는 소규모 커뮤니티가 많아요. 수업 자료 정리 등이 올라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죠. 내신 시험 대비에는 이만한 자료가 없답니다."

◇축구·음악 마니아, 기획자 꿈꾸는 경영학도 변신

박성완(고려대 경영학과 3년).

박성완(고려대 경영학과 3년)씨는 고교 시절 내내 해외프로축구 전문사이트 '사커라인'(www.soccerline.co.kr)과 함께였다.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모두 챙겨봤죠. 이탈리아 세리에A(프로축구 1부 리그) 경기까지 섭렵했을 정도에요." 자신의 관심사를 나누고픈 욕심에 인터넷을 뒤지다 '사커라인'을 알게 된 그는 "이 커뮤니티가 해외축구를 다루는 기자나 스포츠 PD가 되겠다는 당시 제 꿈에 불씨를 당겼다"고 말했다.

고 3이 돼서도 새벽에 중계하는 축구 경기를 보겠다고 밤잠을 포기하는 아들 탓에 박씨의 부모님은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제가 먼저 믿음을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경기가 있는 날엔 제가 먼저 그날 공부량을 보여 드리고 안심시켜 드렸어요." 그 믿음에 보답하듯 박씨는 정시 우선선발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합격, 4년 장학금까지 타냈다. 그는 "언론 분야에도 비즈니스 요소가 강조되는 추세라 경영학을 전공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가 운영하는 웹진 '이즘'(www.izm.co.kr)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을 만큼 박씨는 예체능 분야에 두루 관심이 많다. 그는 현재 회장직을 맡은 고려대 문화이벤트기획동아리 '쿠스파(KUSPA)'에서도 자신의 흥미를 살려 아트페어·아마추어 콩쿠르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제 적성과 전공이 잘 맞아요. 저는 기획자이자 사람들의 반응을 잘 예측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경영학이 그런 제게 날개를 달아줬죠. 흥미와 진로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은 덕분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