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혁명조직)는 조직 '보위(保衛)'를 조직원의 최고 의무로 삼고 별도의 '보안 수칙'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국회에 보낸 체포동의요구서에 따르면 RO는 분야별로 세분화한 보안 수칙을 운영했다. 통신 보안 차원에서 조직 관련 사항은 반드시 공중전화나 '비폰'(비밀 휴대폰)을 사용하고, 회합 시에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폰을 제외한 일반 휴대폰 전원을 모두 끄도록 했다.
컴퓨터 보안을 위해 하드디스크를 6개월 단위로 교체하고, 반드시 노트북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모임을 진행하도록 했다. 노트북을 켜두면 대화 내용이 녹음되는 등 도청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RO는 외부 활동 시에 목적지 도착 전에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하는 등 '꼬리 따기'로 미행을 예방토록 했다. 회합에선 실명 대신 조직명이나 '○형'을 불렀고, 유사시에 대비해 10만원 정도의 현금을 소지하고 늘 잠수(도피) 준비를 갖추도록 했다.
RO는 ▲조직과 관련된 내용은 되도록 암기하고 근거를 남기지 말 것 ▲긴급 상황엔 전화로 '비상' '정리'라고 알려 모든 것을 폐기하며 ▲준비된 은거지로 피신한다는 내용의 수칙도 마련했다. RO의 상부 조직원들은 하부 조직원을 상대로 수시로 이런 보안 교육을 실시했는데 '압수 수색 땐 USB 메모리를 부숴서 삼켜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지난 5월 서울 합정동 회합에서 "보위에는 바늘 틈 하나도 흥정할 겨를이 없다"며 "그 누구도 보위 문제에 대해선 타협할 권리도 없고 단지 지켜야 할 숭고한 의무만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