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거부를 요청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2일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진보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 앞에서 의총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입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원포인트 본회의를 막아줄 것을 호소했다.

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본회의 자체가 열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번 사안(이석기 체포동의안)만 갖고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리는 것은 좀 막아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김재연 의원과 김미희 의원도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한 총 3페이지 분량의 ''내란음모'가 아니라 사상검증 마녀사냥입니다'라는 호소문도 배포했다.

진보당은 호소문에서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까지 모두 왜곡 날조한 조작사건이었고 모두 무죄로 밝혀졌다"며 "지난 대선에 개입해 댓글을 조작하고 남북정상회담 발언도 NLL(서해북방한계선) 포기로 왜곡·조작한 국정원이다. 이런 국정원의 말, 믿을 수 있습니까"라고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진보당은 "국정원이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살포한 녹취록 그 어디에도 이석기 의원이 총기를 준비하고 주요 시설을 타격하라며 내란음모를 지시했다는 발언은 없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까지 교묘하게 짜깁기 편집해 전혀 반대의 내용으로 조작해내는 국정원이 진보당 초선의원의 강연으로 '내란음모'로 몰아가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내란음모 등 혐의로 구속된 진보당 간부 3명의 구속영장에도 내란음모 혐의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국정원이 언론에 흘린 녹취록을 보더라도 내란음모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게 다수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체적 진실과 내란음모를 둘러싼 법리공방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조차 없이 연일 체포동의안 처리를 운운하고 있다"며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내란음모인데 내란음모 혐의는 오간 데 없고 '종북', '친북' 의원은 안 된다는 전형적인 사상검증 마녀사냥이 재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종북 마녀사냥에 편승한 여론재판이 아닌 실체적 진실과 엄격한 법적 근거에 기초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들은 ▲5·12 행사가 내란을 모의한 RO 모임 아닌가? ▲RO라는 반국가단체가 실재하는 것 아닌가? ▲총기준비지시, 무력사용 등 언론에 보도된 발언은 사실인가? ▲녹취록과 같은 명백한 물증이 이미 존재하는 것 아닌가? ▲5·12모임에서 북한노래 적기가를 불렀다는데 사실인가 ▲RO의 목적수행을 위해 국회에서 기밀 빼돌렸나? ▲신발장에서 나온 루블화와 달러는 공작금인가? ▲측근 밀입북 사실인가? 등의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진보당 전국지역위원장단도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반대했다.

이들은 여야 의원들에게 "남북정상대화록마저 NLL포기라고 왜곡, 날조해 야당과 국민을 농락했던 국정원에 동조해선 안된다. 체포동의안 처리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우리나라 사법, 수사기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불법적 피의사실 공표, 일방적 정보 흘리기를 통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 재판이 본 사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이런 수사태도로 가장 큰 피해를 받아온 세력인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에 동조해선 안 된다. 해체돼야 할 국정원이 총연출한 이 조작극에서 국회가 스스로 조연을 자임할 셈이냐"고 따졌다.

아울러 이들은 "이석기 의원은 도주우려는 물론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다. 무엇보다 체포동의안 논의의 배경이 됐던 녹취록은 적법성과 무결성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