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정의당이 내란 음모 수사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선 긋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1일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종북 세력과 결연히 싸우겠다"고 했고, 정의당은 "국민은 '헌법 밖 진보'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석기 의원 체포 동의안 처리에 찬성한다는 입장이고, 정의당 의원 중에도 찬성 입장이 적지 않다.

◇민주당, "從北과 투쟁" 선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새 당사 입주식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도전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그 상대가 국정원이든 종북 세력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했다.

김 대표와 민주당은 이 사건이 불거진 초기에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녹취록이 공개된 지난 31일부터는 태도가 바뀌었다.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내란 음모 혐의를 국정원 개혁이라는 깃발로 덮으려 하거나, 국정원 개혁 요구를 내란 음모 사건 속에 유야무야하려는 시도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지도부 의원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사실만 해도 통진당 행태는 국민이 받아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위 구성 또는 정보위원회 소집을 통한 실체 파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의당 "헌법 밖의 진보 용납 못 해"

작년 총선 후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 논란 과정에서 통진당을 탈당했던 정의당 사람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국민은 '헌법 밖의 진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헌법에 의해 보호받는 공당과 국민으로부터 헌법적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은 국민이 제기하는 모든 의혹과 의구심을 해소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이날 부산에서 시민토론회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의 양심적 민주진보 세력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친북 세력과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며 "민주 세력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어떤 시도와도 타협하지 않고 싸워야 한다"고 했다.

◇촛불 집회 동력 약해지나?

이런 분위기로 인해 8월 초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참여하면서 참가 인원이 부쩍 늘어났던 촛불 집회의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31일 민주당은 서울역 광장에서 국민 결의 대회를 열었지만 이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는 불참했다. 이날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2만여명, 경찰 추산 4000여명으로 8월 이후 가장 적었다.

민주당은 이석기 의원 체포 동의안 처리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가 2일 열리는데, 현재로선 의원 대부분이 체포동의안에 찬성 입장이다. 정의당도 의원 절반 정도가 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체포동의요구서를 2일 재가해 국회로 보낼 예정이라, 큰 변수가 없는 한 이 의원 체포동의안은 이번 주 중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체포 동의를 요구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해야 하며,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 사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