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최근 발표한 제4기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이하 'SW 마에스트로') 합격자 명단엔 고교생도 10명 포함돼 있었다. SW 마에스트로는 미래부가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을 목표로 운영 중인 연수 프로그램. 서류 심사로 2배수(200명)를 선발한 후 △인·적성검사 △에세이 △면접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합격자 100명은 15개월간 다시 3단계 서바이벌 경쟁 과정을 거친다. 이들에겐 △장학금(월 100만~200만원)과 연구지원비(월 30만원) 지급 △특허 출원 지원 △해외 견학 기회 제공 △지원금 5000만원과 창업 지원(단, 최종 인증자에 한함) 등 파격적 혜택이 주어진다.
전원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검정고시 출신 전수열(18)씨가 10대로는 최초로 SW 마에스트로 최종 인증자에 뽑혀 청소년 개발자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있다"며 "올해 고교생 합격자들도 이 같은 사실에 고무돼 자신있게 연수에 참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맛있는공부는 4기 고교생 SW 마에스트로 연수자 3인을 만났다.
이대성(한국애니메이션고 3년)|재수 끝 합격… "내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관찰"
이대성군은 재수 끝에 SW 마에스트로 연수생으로 선발됐다. 이군은 "지난해 선발 당시 실전 경험 부족으로 떨어진 것 같아 1년간 코리아 와이 콘테스트, 게임 제작 경진대회, IT 청년 창업 콘테스트 등 다양한 대회에 도전하고 겨울방학 땐 게임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는 등 내실을 다졌다"고 말했다. 전 수석연구원은 "SW 마에스트로 선발 전형엔 별도 시험이 없으므로 지원자 본인의 아이템 관련 경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면접은 현장에서 제시되는 문제에 따라 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하는 실무 면접 형태로 진행되므로 평소 기본기를 탄탄하게 해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가 꿈인 이군은 이미 퍼즐·아케이드·레이싱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 각종 대회를 석권했다. "제가 개발한 게임 중 어떤 건 친구와 간식 사러 갔다 흔들리는 비닐봉지를 보며 착안했어요. 어렸을 적 즐겼던 2차원 게임을 3차원으로 확장시켜 개발한 게임도 있고요. 아이디어는 절대로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지 않아요. 평소 주변 사물이나 상황을 꾸준히 관찰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김한준(경남 김해 가야고 2년)|일반고 출신… 독학으로 SW 공부
김한준군의 롤모델은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이다. 그의 최종 목표는 (음성·동작 인식 기능을 갖춘) 극중 인공지능 컴퓨터 '자비스' 같은 프로그램 제작이다. 김군은 올해 선발된 고교생 중 유일한 일반계 고교 재학생이다. 부모님 반대로 당초 본인이 원했던 특성화고 진학은 포기했지만 독학으로 프로그램 언어를 익혀 정보올림피아드·프로그래밍경시대회 등에서 수상 경력을 쌓았다. 학교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에 진학해 정보보안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김군의 내신 평균은 2등급대. 특히 영어는 1등급을 놓친 적이 없다. 덕분에 지금은 부모님도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지방에선 아무래도 프로그래밍 배울 기회가 적어요. 제 경우 하루 두세 시간씩 책과 인터넷 등을 찾아가며 공부했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보 교류도 하고요. 국내에 번역된 자료는 오류가 적지 않고 최신 정보를 접하기도 어려워 해외 사이트를 직접 검색하다보니 자연스레 영어 실력도 향상된 것 같습니다."
박현주(선린인터넷고 2년)|어엿한 '소녀사업가'… 특성화고서 실력 업그레이드
휴대전화 자동 응답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전화줘', 음식 간 궁합을 알려주는 앱 '쿡티(Cook Tea)'…. 박현주양이 그간 안드로이드마켓에 출시한 상품들이다. 박양은 중학생 때 이미 사업자 등록 절차를 밟고 또래 친구들과 앱 전문 개발 업체 '플라즈마디벨롭먼트'를 설립했다. 당시 그는 내신 성적이 상위 3%로 최상위권이었지만 주변 만류에도 프로그래머의 꿈을 위해 특성화고 진학을 택했다. 고교생이 된 후에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모바일 앱 개발 청소년 스타트업 '링크팀(Link Team)'을 운영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링크팀의 대표작 '원클릭 APN'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국내외 통신사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앱. 다운로드 횟수만 3만 회 이상을 기록한 '히트 상품'이다. 박양은 "학교에서 프로그래밍 능력이 있는 학생 20명을 선발, 방과후학교와 방학 중 프로그램으로 재학생이 희망하는 개발 기술을 가르쳐주는 '소수전공제'를 운영 중인데 여기에 참여하며 개발자적 역량을 높이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