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와중에 중·동유럽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를 기준으로, 지난 석달간 신흥국 증시가 평균 7.5% 떨어지는 동안 중·동유럽 증시는 1.2% 뛰었다. 원자재값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은 러시아 기업들을 제외하면 2.3%가 올랐다. 통화 강세도 두드러졌다. 인도 루피화는 연일 사상 최저치를 찍고 있지만 폴란드 즈워티화와 불가리아 레프화는 달러화 대비 상승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동유럽으로 눈을 돌린 것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이 최근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수요가 증가하면 끈끈한 무역관계를 맺은 중·동유럽 경제도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레코드 외환중개사의 사비에르 코로미나스 리서치장은 "신흥 시장 중에서도 중·동유럽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분기 동안 폴란드 즈워티화와 헝가리 포린트화를 매입했다.
성장률로 보면 아직 중·동유럽은 1% 안팎으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올들어 수출을 비롯한 각종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헝가리 무역 흑자 규모는 36억8000만유로로 1년 전보다 증가했다. 폴란드는 지난 6월 5억7400만유로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 10억유로 적자를 기록한 것과 정반대다. 애널리스트들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경제국 상황이 개선되면서 중·동유럽 수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유럽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있다. MSCI 지수를 보면 중·동유럽 증시는 2011년 고점일 때보다 34% 내린 상태다. 네일 셰어링 캐피탈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유럽의 신흥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로 크게 혜택을 누리지 않았기 때문에 타격을 덜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