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유엔(UN)의 내부 화상회의까지 비밀리에 감시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슈피겔이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NSA 문서에 따르면, NSA가 지난해 여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의 화상회의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암호 코드를 비밀리에 풀었다는 것이다.
암호를 푼 직후 NSA가 확보한 유엔의 데이터 건수는 12건이었지만, 이 수치는 3주 만에 458건까지 증가했다고 슈피겔은 보도했다. 당시 암호 해독 과정에서 NSA는 같은 시스템에 침투하려고 시도하던 중국 스파이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NSA가 구체적으로 어떤 회의를 감시했는지와 해당 회의 참가자 및 발언 내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슈피겔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뉴욕 유엔대표부 사무실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오스트리아 빈 본부 등 다른 외교 공관도 NSA의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가을 EU 사무실이 뉴욕 3번가에 있는 EU대표부 건물 내의 3층으로 이전한 직후 NSA는 컴퓨터 서버와 전산망의 위치를 표시한 설계도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슈피겔은 그 근거로 EU 사무실의 3층 평면도를 게재했다.
유엔본부는 오래전부터 미국의 감시 의혹을 제기해왔다. 유엔에 상주하는 외교관들은 수년 전부터 미국의 감시를 사실로 전제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5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보도를 통해 NSA 감청의 세부 사항이 드러났으며, 미국과 독일 등 동맹국 사이의 외교적 마찰을 낳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미국에 특사를 파견, 동맹국을 비밀 감청하지 않는다는 협약 체결을 요청했다고 NYT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