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는 대주주의 경영권 행사를 제한하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한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이나, 집행임원과 이사회 의장의 분리 선임 원칙을 자율적으로 지키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이 공통적이다. 하지만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담긴 일부 조항은 과거 선진국에서도 도입했다가 철회했거나, 최근 들어 적용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어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소액주주들에게 주식 1주마다 선임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줘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제도는 미국과 일본에서 의무조항으로 시행되다 1950년대(미국)와 1970년대(일본)에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로 후퇴한 전례가 있다. 소수 주주들이 개인 이익을 우선시해 집중투표를 남발한 까닭에 기업경영에 차질을 주는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 상법에 집중투표제가 규정된 나라는 미국, 일본, 한국 등 20여개이며, 이 중 러시아와 멕시코, 칠레만 의무조항을 두고 있다.

모(母)회사 지분 1% 이상을 가진 주주가 자(子)회사의 경영 사항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多重)대표 소송제도도 국제적으로 운영하는 국가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다중대표소송 제도는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조건을 엄격히 제한한다. 일본은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을 100% 보유하고, 모회사가 가진 자회사 주식가액이 모회사 총자산의 5분의1 이상인 중요 자회사에 대해서만 소송을 허용한다. 판례로 다중대표소송을 인정하는 미국에선 최근 이 소송 자체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소송에 대한 제약조건 없이 이를 인정할 경우, 기업들이 소송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