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스마트폰 게임이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이 게임 제작자에게 운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무현재단 역시 구글 측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구글플레이에는 ‘스카이 운지(sky unji)’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게임이 등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상태다.

이 게임의 설명에는 “귀여운 노알라 캐릭터로 몸에 해로운 계란과 부엉이를 피하는 게임”이라고 적혀 있다.

게임 제목의 ‘운지’라는 표현은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하자, 일부 네티즌이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운지천 드링크’ 광고에서 배우 최민식이 바위 산을 뛰어다니는 장면에 노 전 대통령을 빗대 ‘운지’, ‘노운지’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이 표현은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주로 사용됐고, 일부 네티즌은 “떨어지다” “어떤 일이 잘못됐다” “망했다” 는 등의 의미로 ‘운지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또 게임 설명에 적힌 ‘노알라’라는 단어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성과 코알라를 합쳐 만든 용어로, 역시 일베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스마트폰 게임 '스카이 운지'(왼쪽)과 '스카이 운지' 플레이 화면

게임 내에는 “야! 기분 좋다”라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육성도 삽입됐다. 적십자가 그려진 약상자 아이템 혹은 시계 아이템을 획득하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또 북한 인공기가 그려진 미사일도 등장한다.

이 게임은 ‘YAFEELSOGOOD GAMES’라는 개발자 계정으로 등록돼 있다. 인터넷 언론사 오마이뉴스는 이 개발자가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이 일베와 온라인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오유)’ 회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베 회원들 다수는 이 게임을 내려받아 해봤다는 내용의 글을 다수 게시하면서 “‘이명박 죽이기’, ‘쥐명박’은 되고 ‘스카이 운지’, ‘노알라’는 왜 안 되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 회원은 지난 2007년 12월 한국진보연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MB를 잡아라’란 게임을 소개하며 “이 게임은 6년 동안 제재 없이 방치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스카이 운지’ 게임에 대해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충격을 떠나 분노를 금할 수 없게 한다”면서 “(게임 제작자는)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 수석대변인은 “정말 인간적인 회의를 느낀다”고도 덧붙였다.

안영배 노무현재단 사무총장 역시 연합뉴스에 “현재 구글플레이 측에 앱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상태이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구글플레이 스토어는 엄격한 검수 과정을 거치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달리 성인물·도박물·폭력물이 아니면 다소 느슨하게 검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