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세대인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출생자)' 세대가 스스로 시골로 내려가 정치·행정 경험을 차곡차곡 쌓으며 30년 뒤 중국 지도자 자리를 꿈꾸고 있다. 공산당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는 최근 통계에서 "농촌 단위인 향(鄕)·진(鎭)의 간부 중 35세 이하(바링허우)가 3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농촌으로 내려간 '대학생 촌관(村官·농촌 관리)'이 2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신화통신은 "이들이 향후 중국 각계에서 활약할 인재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18차 당 대회 직후 1988년생 스레이(石磊)는 장쑤성 난징(南京)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부서기로 발탁됐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앙부처 과장급으로 장쑤성 내 처장(處長)급으로는 최연소 기록이다. 그는 16세에 칭화대 이공계를 수석 입학했다. 동기 중에는 졸업 후 해외 유학이나 외국계 기업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는 2008년 "물질적 대우보다 이상을 추구하겠다"며 난징시 근처 농촌으로 내려갔다. 스레이는 "칭화대 학자보다는 촌관이 실무를 더 잘해냈다"며 "농촌이 '사회 대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중국 각 지방은 바링허우 촌관의 활약을 선전하는 분위기다.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시는 지난 4월 "올해 바링허우 청년 간부 120명을 뽑아 빈곤 마을로 연수를 보냈다"며 "모두 대졸 이상으로 박사 5명, 석사 46명, 평균 연령은 28.4세"라고 밝혔다. 쓰촨(四川)성 메이산(眉山)시도 지난 3월 바링허우 간부 90명을 뽑았다고 공개했다. 남방주말(南方周末)은 최근 "극심한 대졸 취업난 때문에 촌관 자리가 갈수록 인기"라고 전했다. 반면 박봉과 열악한 농촌 환경 때문에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재상은 지방에서 올라오고, 맹장은 졸병에서 출발한다'는 한비자(韓非子)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간부 선발에서 풍부한 기층 경험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