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마술피리’의 개성 만점 조역 파파게노(왼쪽)와 파파게나. 각각 바리톤 박경종과 소프라노 윤정인이 맡았다.

13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엔 아침부터 인파가 몰렸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이날 시작한 오페라 마티네 공연 '마술피리' 때문. 개막 시간인 오전 11시가 되자 실내악 전문 공연장인 체임버홀 1, 2층 443석이 가득 찼다.

"'마술피리'의 대표적 아리아인 '밤의 여왕' 노래에는 사실 증오심, 격렬한 분노가 담겨 있어요. 자기 딸에게 현자(賢者)를 죽이라고 칼을 건네주니까요. 정말 나쁘지요?"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의 설명에, 어린 관객들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네'하고 답했다. 한국의 대표적 작곡가인 이건용 단장이 이날의 오페라 해설가. 그는 대여섯 번 넘게 무대에 올라와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주요 대목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소극장에서 보는 오페라 '마술피리'는 더 생생하고 실감났다. 파미나 공주 역을 맡은 최윤정, 밤의 여왕 역 윤성희는 풍성한 성량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듣는 재미를 줬고, 파파게노 역 바리톤 박경종과 모노스타토스 역 테너 구자헌은 객석에까지 뛰어내려와 익살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을 웃겼다.

평일 아침의 해설 오페라가 '대충 끓인 육개장'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어린이·청소년은 물론 일반인을 위한 오페라 입문용으로 딱. 오케스트라와 무대 세트 없이 단출해, 지역 문화회관이나 학교, 동사무소 같은 곳까지 찾아가서 올릴 수 있을 만큼 몸이 가볍다.

주부와 노인, 광화문 인근 직장인을 겨냥해 평일 오전 11시를 고른 게 독특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티켓(2만5000원, 2만원)도 매력. 오페라 마티네는 이건용 단장의 해설과 함께 '라 트라비아타'(9월 10일) '코지 판 투테'(10월 8일) '돈 지오반니'(11월 12일) '왕자와 크리스마스'(12월 10일)로 이어진다. (02)39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