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H7N9'형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가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허베이성 랑팡(廊坊)시 출신으로 베이징에 이송돼 신종 AI 치료를 받던 61세 여성 장(張)모씨가 12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병원에서 H7N9 바이러스에 감염된 AI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45번째 사망자다. 장씨는 지난달 18일 베이징 차오양(朝陽)병원에 도착해 이틀 만에 AI 확진 판정을 받고 20일 넘게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장씨는 병원으로 이송될 당시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의 증상이 있었다.
지난 10일에는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에서 가금류(닭·오리 등)를 판매하던 51세 여성이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둥성에서 나온 첫 감염 사례다. 이 때문에 광둥성과 붙어 있는 홍콩은 광둥성에서 가금류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 11일 후춘화(胡春華) 당 서기와 주샤오단(朱小丹) 성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AI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질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AI 환자가 가을철 환절기를 맞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광둥성과 홍콩은 각종 AI로 홍역을 치렀던 경험이 많다. 인민망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중국 11개 성(省), 41개 도시에서 AI 환자 134명이 발생했다. 주로 상하이·저장·장쑤 등 중남부 지역에서 창궐했다. 6~7월에는 추가 감염자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AI가 번진 장쑤성 질병예방통제본부 연구진은 지난 6일 영국 의학저널에 사람 간 접촉으로 H7N9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고 보고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AI에 걸려 사망한 60대 남성이 자신을 돌보던 30대 딸에게 전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끼리는 쉽게 전염되지 않는 만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AI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이 쉽도록 변이를 일으킬 경우,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 H7N9 바이러스는 기존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잘 듣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보건 당국은 폭염이 끝나고 서늘해지는 가을이나 초겨울에 AI가 다시 퍼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네티즌 사이에는 'AI 괴담'이 횡행하고 있다. 후이저우시 공안국은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신종 AI로 여러 명이 죽었다" "광둥에서 AI 환자 30여명이 발생했다" 등 허위 글을 올린 혐의로 네티즌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I(Avian Influenza)
주로 닭·야생조류 등에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감염된 조류에 접촉한 사람도 걸릴 수 있다. 발열·기침·구토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H1N1, H7N9 등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현재까지는 AI에 걸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킨다는 증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