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를 배워라."
릭 허니컷(59·사진) LA 다저스 투수 코치가 올 시즌 스프링캠프 당시 새내기 류현진(26)에게 해준 조언이다. 박찬호의 철저한 체력 관리, 다양한 구질 구사, 미국 야구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배우라는 의미였다. 그는 2006년부터 다저스에서 투수 코치를 지내면서 서재응(2006년)과 박찬호(2008년) 등 한국 선수를 지도했다.
허니컷 코치는 12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치를 홈경기를 앞두고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엄청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시스템에 적응하는 걸 보면 정말 놀랍다"며 "그는 우리 시스템 안에서 야구를 시작한 박찬호만큼이나 감독, 코치, 포수와 잘 의사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의 체력이나 변화구 구사 능력에도 모두 합격점을 줬다. 그는 "류현진이 매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박찬호만큼이나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은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성적으로 증명했다"며 "메이저리그의 수준급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정도를 꾸준히 던지는 것은 데뷔 첫해의 선수에게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매번 새로운 구장에서 새로운 팀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신인 선수에게는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는데, 류현진은 이를 훌륭하게 이겨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허니컷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에는 매주 쉬는 날이 있어서 더 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며 "시즌 막바지인 9월에는 류현진의 휴식 일정을 잘 조절해 5일 휴식 후 잘 던지는 그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5일 휴식 후 등판한 7경기에서 6승(평균자책점 1.97)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허니컷 코치는 꾸준히 류현진의 경기 이닝을 기록하면서 최적 컨디션을 끌어낼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류현진이 시즌 11승째를 올린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보인 영리한 투구 패턴을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허니컷 코치는 "상대팀도 류현진의 직구 구위나 체인지업 구사 능력이 좋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단조로운 패턴으로는 경기 운영이 어렵다"며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좌타자 상대 승부에서 몸쪽 체인지업을 사용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류현진의 슬라이더 역시 좌타자·우타자를 모두 공략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고, 커브볼 역시 날카로운 결정구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의 원정 경기 평균자책점(4.09)이 홈(1.83)에 비해 높은 것도 약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잭 그레인키같이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은 선수도 원정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10년차인 그레인키(10승3패 평균자책점 3.21)도 원정 경기 평균자책점(4.35)이 홈(2.32)보다 못하다.
그는 "최근 원정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원정에서도 이제는 좋은 성적을 낸다는 징조"라고 했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은 매경기 많은 득점 지원까지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팀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