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반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무역수지 등 경제지표들이 잇달아 좋아진 데 따른 것이다. 주요 투자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속속 내놨다. 그러나 국영기업의 비효율이나 내수 부진 등의 이유를 들며 중국 경제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 산업생산·무역수지 등 개선…물가도 안정권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7% 증가했다고 9일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 증가율(8.9%)을 웃돌았다. 철강 제품과 비철금속, 시멘트 등 주요 품목의 생산이 늘었다.

건물과 기계류 등 고정자산 투자(농촌가구 제외)는 1~7월에 작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예상 증가율(20%)을 약간 웃돌았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지난해 7월 대비 13.2% 늘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예상치(13.5% 증가)보다는 낮았지만 최근 몇달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과 투자 등의 지표는 수요 감소로 타격을 크게 받았던 중국 경제가 되살아났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몇년간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지금 당장은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친듯하다"고 평했다.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개월 연속 정부 목표치(3.5%)를 밑돌았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7%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 상승폭(5%)이 전달보다 높아졌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필요한 경우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꺼내 들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하루 전 발표된 무역 지표도 예상 밖으로 나아졌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1%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전문가들은 지난달 수출이 2.8% 늘 걸로 예상했다. 6월에만 해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해 전문가들 사이에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수입 지표 개선은 더 두드러졌다. 중국의 7월 수입은 작년 같은 달 대비 10.9% 증가했다. 예상 증가율(1.3%)을 훌쩍 웃돈 수치다. 이 기간 철광석 수입은 26% 증가하며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진핑 정부는 수출 주도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 모델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 반등 조짐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무역수지 개선에 이어 제조업 지표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경제가 더 깊은 침체를 피해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는 소기업에 대한 면세와 철도건설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소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비스 무역의 외환 규제도 완화했다. 뱅크오브어메리카의 루 팅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친(親)성장 정책을 내놓은 결과가 지표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 국영기업 비효율 등 문제 여전

하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가신 것은 아니다. 특히 국영기업과 경제구조 불균형에 대한 지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산업생산 지표만 봐도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의 차이가 크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영기업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간기업의 산업생산 증가율(10.9%)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국영기업은 현재 전체 산업생산의 25% 정도를 차지한다. 국영기업 직원의 생산성은 민간기업 직원의 생산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WSJ는 "국영기업은 회사 상태가 아무리 나빠져도 파산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에 회사나 직원이나 잘하고자 하는 동기가 없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지난달 산업생산 지표 개선은 대부분 철강, 시멘트, 전력, 비철금속 생산이 늘어난 결과"라며 "이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대출을 이용한 인프라(사회기반시설)와 부동산 건설에 의존해 불균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7월 한 달간 지표가 개선됐다고 해서 월간 지표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딩 슈앙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해도 중국의 국내 수요는 여전히 약하다"며 "3분기에 경제 성장률이 반등한다고 해도 4분기에는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 7.9%에서 7.7%로, 2분기에는 7.5%로 더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