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저녁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5층 강당에 나타났다. 자신의 저서 '정치의 즐거움' 출간 기념 '독자와의 대화'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정치의 즐거움'은 박 시장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30시간에 걸친 대담을 엮은 책으로, 두 사람이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미리 신청을 받은 일반 독자 200여명만 초대됐다. 행사장 한쪽에선 책을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시 공무원들도 일부 참석했으나 얼굴이 알려진 정치인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갑)이 행사장을 찾았으나 초청장이 없다는 이유로 들어가지 못했다. 나름대로 절제된 행사를 하려는 흔적이 엿보였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정치적 의미가 담긴 행사로 받아들여졌다. 그와 함께 책을 낸 오 대표는 여러 정치인 책을 출간하며 야권의 '킹메이커'를 자처해온 사람이다. 이날 행사는 누가 보더라도 그런 정치적 포석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박 시장은 저서에서도 "서울시를 제대로 개혁하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박원순의 야심'이 주된 테마였다. 이날 안철수 의원을 초청한 것도 오 대표 측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공식적인 행사장에서 만난 것은 서울시장 선거 이후 처음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인 셈이다. 박 시장은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 안 의원에게는 자신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한 데 감사를 표하면서도, "제가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출마한다는 얘기만 안 했다면, 안 의원이 나온다고 했으면 당연히 (안 의원을) 지지하고 안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현직 단체장이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다른 지자체장들도 최근 출판기념회를 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은 "역대 서울시장 중 재직 중에 출판기념회를 열어 선거자금을 모으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시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해왔다. 야권의 한 인사는 "박 시장은 야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 중 한 명인만큼 그럴수록 더욱 '몸조심'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