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의 국내 설비 투자가 지난해보다 1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5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부동산·교통·도매업·소매업 등을 포함하는 비제조업 부문 설비 투자 증가율은 199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재의 경제 정책) 덕분에 일본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 심리가 좋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책투자은행은 5일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기준으로 전 산업 부문 국내 설비 투자가 15조9454억엔(약 181조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0.3%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아직 기업 투자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0%도 차지하지 않는다"며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 임금은 오르고 물가는 낮아져 장기적인 경제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일본 정책투자은행은 비제조업 부문 설비 투자가 지난해보다 10.1% 증가한 10조1264억엔(약 115조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아베노믹스로 인해 소비 심리가 좋아져 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며 "편의점 같은 소매업 매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부동산 개발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업 부문 설비 투자는 지난해보다 10.6% 증가한 5조8190억엔(약 66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오래된 공장 설비를 재정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설비 투자는 지난해보다 25.9% 증가한 5억92억엔(약 5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자동차 기업이 신흥국 등에서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으며 석유 등 세계무대에서 자원 개발도 활발하다"며 "일본 주요 부동산 회사의 해외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엔화 가치가 하락하며 해외 투자 환경이 유리해진 점도 해외 설비 투자 증가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올해 실제 투자 규모가 계획 내용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WSJ은 전했다. 일본 정책 투자 은행의 마카토 아나야마 연구원은 "실제로 계획한 투자가 모두 이뤄질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기업들의 실제 투자는 정부의 기업 지원 전략 방향에 따라 그 분야와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실제 투자 규모는 정책투자은행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정책투자은행은 설비 투자가 전년대비 12.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9% 증가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자본금 10억엔(약 113억6000만원) 이상의 대기업 3237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했다. 이 중 68%에 해당하는 2205개사의 응답을 받아 조사를 마쳤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