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돈 많은 기업인들이 경영 승계를 꺼리는 자녀들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로이터는 31일자 현지 르포 기사에서 "중국의 1세대 사업가들의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서 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중국은 가업 승계 문제를 해결해줄 만한 전문가가 많지 않은 데다 외부 경영인을 가업 승계자로 내세우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에 최소 300만 기업이 앞으로 3~8년 이내 기업 승계 문제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기사에 소개된 다이 위타오(21)씨는 어느 중국 부호의 외동아들이다. 부친은 중국에서 부동산사업을 비롯, 화학·광공업 사업으로 큰돈을 모았다. 이제 아버지는 아들이 사업을 이어가길 바라지만 다이씨는 그럴 뜻이 없다.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며 돈 벌고 싶지 않다. 자유롭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부자가 한둘이 아니다.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에 따르면 중국의 1000만 사기업이 중국 GDP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사기업 중에서도 80% 이상이 가족 기업이다.(2011년 말 기준) 홍콩 A증시 상장기업 762개 기업 중 40%도 가족 기업이다. 국제 재산정보업체 웰스-X는 "중국의 사업가 1세대들이 경영하고 있는 회사 가치가 총 6110억달러에 이른다"며 "가업 승계가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국의 경제 성장 엔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중문대 조셉 팬 교수도 "중국 내 가업승계 문제가 매끄럽게 해결되지 않고 동시에 터진다고 가정하면, 국가 경제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를 낳은 이유 중 하나로는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이 꼽힌다. '한 자녀 갖기 운동'을 벌인 결과 외동 자녀를 둔 가정이 많아졌고, 가업 승계 전통이 강한 중국에서 이들의 진로 선택에 따라 기업의 경영권이 좌우되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 부유층의 외동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유학한 데다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을 마음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경력 개발에 더 관심을 두는 탓이다. 로거 킹 홍콩대학교 교수는 "가업을 물려받는 것보다 자신의 관심사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기업의 영속성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선 중국이 최근 30년간 급속한 경제 변화를 겪으면서 세대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진 리 카이펑 가업전승센터 디렉터는 "사회의 변화가 컸던만큼 1세대와 2세대간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은 극과 극을 달릴 정도로 다르다"며 "많은 기업들이 승계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문을 닫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