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일본 정부 각료들이 한국의 '민도(民度)'를 거론하며 우리 국민을 비난하고 "독일 나치 수법을 배워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하는 등 잇따른 망언(妄言)을 하고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30일 최근 동아시안컵 축구 대회 한·일전에서 한국 응원단이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것과 관련, "그 나라의 민도가 문제가 된다. 만약 일본 국내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다른 응원단이 제지하지 않았겠느냐"며 "솔직히 말해 (한국 응원단의 행동은)유감"이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시모무라 문부상은 그러나 일본 응원단이 일제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꺼내 휘두른 행동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제1차 아베 내각의 관방 부(副)장관이던 2007년 "위안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부모가 딸을 파는 일이 있었을 뿐 일본군이 관여한 것은 아니다. 종군간호부나 종군기자는 있었지만 종군위안부는 없었다"라는 망언을 한 바 있다.

외교부는 30일 "스포츠 경기와 관련된 사안을 두고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고위 인사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무례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이에 앞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29일 도쿄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바뀌었다. (나치 정권의)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나치가 행한 방법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일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가 언급한 '나치식 개헌'은 1933년 히틀러가, 행정부에 포괄적 법률 제정 권한을 위임하는 '수권법(授權法)'을 통해 독일 최초의 민주주의 헌법인 바이마르 헌법을 사실상 폐기한 것을 말한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이런 발언이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일본은) 주변국을 침략했던 가해자로서 겸허한 자세에 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치인의 잇따른 망언은 최근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하고 이를 견제할 야당이 사실상 붕괴하면서 정치권의 자정 능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