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제작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총기 규제·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사는 한 남성이 최근 3D 프린터로 22구경 소총을 만들어 발사에 성공했다고 NBC방송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매트'라고 자신을 밝힌 이 남성은 자신이 만든 소총의 방아쇠를 끈으로 묶은 뒤 잡아당겨 총탄을 발사하는 동영상<사진>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총기 제작에 성공한 것은 지난 5월 미국의 비영리단체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Defense Distributed)'가 권총을 제작한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소총은 사격 거리와 정확성, 탄창의 용량 등에서 권총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매트는 NBC 인터뷰에서 소총을 만드는 데 사흘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소총 제작에는 '산업용' 수준의 3D 프린터가 필요하며, 자신이 근무하는 건설 장비 제조 회사의 3D 프린터를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번에 만든 소총은 발사 과정에서 플라스틱 부품으로 만들어진 총열이 갈라졌고 소총 본체도 일부 부서졌다고 밝혔다. 매트는 "현재 새로운 소총을 설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총 제작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11년 한 해에만 개인용 3D 프린터 2만3265대가 팔려나갔다. 이를 이용한 총기 제작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가 온라인에 권총 설계 도면을 공개하자 이틀 만에 이 도면을 내려받은 건수가 10만 건을 넘었다. 미 국무부는 이 단체에 온라인에서 설계 도면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연방 의회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제작을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3D 프린터

미리 입력된 설계도에 따라 가로세로와 상하로 움직이는 노즐(nozzle·분출장치)을 통해 액체 상태의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료를 층층이 쌓아올려 입체적인 물건을 만드는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