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잇단 ‘과시정치’가 헛발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위스에서 오랜 유학을 한 경험이 있는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파격적이라 할만큼 개방적인 면모를 과시해 왔지만 실제 이런 행동들이 독재 정권의 안정성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정은식 과시정치가 먹히지 않고 있는 사례는 여럿이다. 먼저 동양 최대의 스키장을 건설하겠다며 올 초부터 현장 시찰 사진은 물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면에 노동자들을 격려하는 메시지까지 실어 보낸 마식령 스키장의 경우, 최근 집중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고 붕괴사고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식령 지역에는 이달 9~12일에만 4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공사 진척 자체가 큰 난관에 부딪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독일의 유명 맥주제조사인 파울라너사에 ‘비어가르텐’의 북한 지점을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제조사 측에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시아에 21곳의 지점을 갖고 있는 데다가 올 8월에는 미국과 러시아에 새 지점을 낼 계획을 이미 수립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에까지 양조장을 갖춘 야외 맥주집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대외 업적용 과시 이벤트가 속속 무산되거나 무산 위기에 처하는 한편, 일상용품 공장의 생산성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북 소식통은 22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지난달 7일 평양기초식품 공장을 방문해 ‘자동화·무인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했다’고 칭찬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실제로는 미리 중국산 조미료와 간장·된장 원료를 확보해 뒀다가 현지 지도 4시간 전부터 생산라인을 가동한 ‘깜짝쇼’에 불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