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독립기념일인 21일(현지시각) 전임 국왕 알베르 2세(79)가 퇴위하고 장남 필립(53) 왕세자가 새 국왕으로 즉위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입헌군주국인 벨기에에서 국왕 생존 시 왕위를 물려주는 양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알베르 2세는 고령과 건강 문제로 퇴위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알베르 2세가 양위서에 서명하면서 필립 왕세자는 공식적으로 벨기에의 제7대 국왕에 올랐다. 필립 국왕은 취임 직후 상·하원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벨기에의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선서를 하며 국왕으로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필립 국왕은 1981년 벨기에 왕립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1993년부터 벨기에 무역청(ACE) 회장을 역임하며 경제 관료로 활동해왔다. 지난 1999년 결혼한 마틸데(40) 왕비 사이에는 엘리자베스(11) 공주 등 2남 2녀가 있다.
벨기에 국왕은 실질적 권력은 없지만 국가의 상징적 인물로, 국민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필립 국왕의 당면 과제도 지역 간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지역 갈등으로 인해 2010년 총선 이후 정당 간 연립 내각이 이뤄지지 않아 500일이 넘도록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