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현장에선 선거 분쟁뿐만 아니라 보수공사·용역업체 선정, 관리비 집행, 누수 등 하자 문제 등을 놓고도 각종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분쟁과 갈등을 조정하고 조속한 해결을 돕기 위해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주택 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분쟁조정위가 설치된 곳은 전국 시·군·구 230곳 가운데 157곳(68.3%)이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 다 있다. 분쟁조정위에는 변호사·회계사·건축사·노무사 같은 전문가와 공무원 등 10여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분쟁조정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서울시 25개 구는 2011·2012년 2년간 4개 구 분쟁조정위에서 6건을 심의한 게 전부다. 나머지 21개 구 분쟁조정위는 실적이 '제로(0)'였다. 그 6건도 대부분 한쪽 당사자가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결국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본지 취재팀이 만나 본 분쟁 아파트의 당사자 상당수도 분쟁조정위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거기서 문제가 해결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그냥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해관계 대립이 첨예한 문제는 분쟁조정위 스스로 개입을 꺼리는 것 같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분쟁조정위가 직권조사권을 갖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선 시·군·구에 설치돼 있는 분쟁조정위를 시도(광역자치단체) 단위로 통합·격상해 전문성과 공신력을 더 높이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 선거와 관련한 분쟁은 다른 분쟁보다 우선적으로 신속히 처리하는 일종의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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