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러시아 키로프 지방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성토해 인기를 끌었던 변호사이자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37)가 18일(현지 시각) 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당선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야권의 유력 지도자로 부상했으며, 오는 9월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었다.

러시아 키로프 지방법원은 이날 나발니가 지난 2009년 키로프주(州)의 무보수 고문으로 활동할 당시 국영 목재 기업이 저지른 1600만루블(약 5억5000만원)어치의 목재 횡령 사건의 주모자로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그의 피선거권이 곧바로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항소하면 재판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올 9월 출마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AP는 보도했다.

나발니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이 재판은 정치적 조작"이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고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에서 국민 1억4000만명이 한 줌의 보잘것없는 괴물들에게 예속되어 있다. 우리를 강탈하는 이 봉건 사회를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사가 판결하는 동안에도 나발니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NYT는 전했다.

법원 선고를 앞둔 17일에도 그는 블로그에 "현재 권력은 건강한 대어(大魚)가 아니다. 위기를 감지하면 TV를 통해 거짓말을 퍼뜨리면서 스스로 부풀어오르는 복어나 두꺼비에 불과하다"고 썼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용감해야 한다.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현 정권에 대한 저항을 촉구했다.

나발니는 2010년 국영 송유관 회사 트란스네프트의 간부들이 송유관 공사를 하면서 공금 40억달러를 착복했다고 폭로했다. 이듬해에는 푸틴의 집권당을 "사기꾼과 도둑들의 정당"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나발니는 푸틴이 가장 두려워하는 남자"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