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첫날(16일) 압수수색한 17곳 중 한 곳이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운영하고 있는 삼원코리아다. 최근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이 주유소를 통해 세탁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재용씨가 그 과정에 깊숙이 연관돼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62)씨는 90년대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도곡동, 경기 이천에서 주유소 사업을 시작했다. 세 주유소 부지의 소유자는 모두 달랐지만 모두 전 전 대통령과 관계가 있었다. 역삼동 부지는 삼원코리아 명의로, 도곡동 부지는 전 전 대통령의 사돈이었던 윤광순(79)씨 명의로, 이천 부지는 이씨의 부인 홍정녀(61)씨가 각각 소유자로 등재됐다.
93년 12월, 음향기기 수입업체로 주유소 사업과는 무관해 보이는 업체인 삼원코리아는 등기상 사업 목적에 '주유소 사업'을 추가한다. 도곡동 주유소는 93년, 역삼동 주유소는 90년쯤 문을 열었다. 정유회사가 기름을 공급할 때 주유소 땅에 근저당을 설정하는데, 도곡동 주유소 부지는 윤씨와 삼원코리아가 공동채무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역삼동 주유소는 2001년 5월, 도곡동 주유소는 2002년 3월 각각 처분됐다. 그리고 나흘 뒤 삼원코리아는 사업 목적에서 '주유소 사업'을 삭제했다. 재용씨가 운영하는 또 다른 업체인 삼원유통도 등장한다. 삼원유통의 서울지점 사무소는 각각 앞서 등장한 역삼동·도곡동 부지에 등록돼 있었다.
세간에서는 청와대 경호실 명의 계좌에 들어 있던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1020억원 중 일부가 재용씨 사업에 흘러간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1988년과 1990년 매입한 역삼동과 도곡동 주유소 부지 매입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1995년 이 비자금을 관리한 혐의로 서울지검 특수수사본부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비자금 계좌는 거의 비어 있었다. 검찰은 재용씨가 아버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윤씨와 홍씨의 명의를 빌리고, 이씨를 내세워 주유소를 운영하고 이를 처분해 합법적인 자금으로 '세탁'한 것이 아닌지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한편 재용씨는 지난 2000년 부동산 개발회사 비엘에셋을 설립했다. 이 회사의 자산은 지난해 기준으로 4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용씨는 비엘에셋 설립 자금이 "외할아버지인 이규동씨가 (재용씨의) 결혼축의금으로 들어온 돈을 불려서 마련했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