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재투자입니다.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모바일 컴퓨팅으로 향하는 트렌드 변화는 대단히 폭넓게 진행되는 중입니다. 야후가 성공을 위해 이 시장에 뛰어들 여지는 충분합니다.”
마리사 메이어(38)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신의 모교인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미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작년 7월 16일, 쓰러져가던 야후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여성 1세대인 그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구글 이사로 있다가 자리를 옮길 당시에도 뜨거운 화제였던 그는 1주년을 맞아 또한번 조명을 받고 있다고 미 유력 지역지 덴버포스트가 15일 전했다.
인터넷 산업의 선구자였던 야후는 지금도 여전히 실리콘밸리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자로 군림한다. 야후가 제공하는 이메일 및 웹사이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전 세계에 수억명을 헤아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모바일 컴퓨팅과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야후는 위기를 맞게 됐다. 거기다 부실 경영 논란으로 CEO가 수차례 갈리면서 회사의 구심점까지 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메이어는 취임 당시 “야후를 살리려면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 사이 야후에 대한 대내외 평가는 사뭇 달라졌다. 주주들은 자사주 재매입 프로그램으로 수억달러 배당을 받았다. 줄곧 야후의 경영방식에 비판적이었던 주주인 에릭 잭슨 헤지펀드 투자자는 “1년 전과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사내 분위기도 좋아졌다. 카페테리아에선 무료 간식이 제공됐고, 직원용 새 스마트폰도 지급됐다. 메이어는 지난 4월 재택근무 폐지를 밝히면서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정작 직원들은 그 결정을 지지했다.
과감한 경영 방식도 화제가 됐다. 메이어는 1년간 17개의 소규모 기업을 인수했다. 11억달러에 사들인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 텀블러(Tumblr)도 그중 하나다. 그는 야후의 최대 자산인 이메일을 비롯해, 아이폰에서 인기를 누리는 날씨 앱, 온라인 사진공유 사이트인 플리커(Flickr)도 일제 점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어 CEO가 그 동안 보여준 가시적인 행보에 걸맞은 내실 성장을 거뒀는지는 미지수다. 브라이언 바이저 피보탈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야후 주가가 급등한 것은 메이어의 경영과는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며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야후재팬의 성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야후가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과, 야후와 조인트벤처를 맺은 일본 소프트뱅크 상승세를 합하면 야후 시가의 절반 이상이 넘는다는 얘기다.
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광고 수입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서치 회사인 IDC의 카르스텐 바이데 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는 “야후는 광고주들이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상품들만 팔고 있다”며 “야후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카를로스 키르히너 애널리스트는 이달 보고서에서 “메이어가 취임한 지 1년이 됐지만 광고 수입 면에서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객관적인 가늠자가 될 야후의 실질적인 분기 성적표는 취임 1주년인 16일 발표된다. 서스쿼해나 금융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야후 매출은 1%도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작년보다 둔해진 증가세이지만 내년에는 더욱 의미있는 수준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