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010년 시작한 4대강 사업 첫 번째 감사 결과를 2011년 1월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고 정권이 끝나가던 올 1월 두 번째 감사에선 보(洑)·준설 등 각 단계 각 분야마다 졸속과 부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4대강 사업과 대운하의 관련성이란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그러더니 이번 감사에서는 '대운하를 염두에 둔 공사'라고 못을 박듯이 단언(斷言)하고 나왔다. 시공업체 간에 담합이 있었고 국토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사실상 눈감아줬다고 했고, 청와대의 4대강 업무 담당비서관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교 후배들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감사원은 감사 초점이 1차 감사에선 사업 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 평가, 2차에선 시설물의 품질과 수질 관리, 3차에선 건설사들의 담합 원인으로 달라졌기 때문에 감사 결과가 각기 달리 나왔다고 했다. 감사원의 판단력이 의심스러운 소리다. 수십조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국책 사업을 감사할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이 그 사업이 겉으로 내세운 목적과 과연 일치하는가 여부다. 그다음엔 시설이 효율적인지를 가리고 이어 담합·부정이 있었는지를 따지는 게 순서다. 그러나 감사원은 중요하지 않은 것부터 중요한 것으로 거꾸로 올라가는 역순(逆順)을 밟았다.
국민은 감사원이 첫 감사에선 사업을 시작한 정권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어서, 두 번째 감사에선 정권의 눈이 반쯤 감겨 있어서, 세 번째 감사에선 전(前) 정권은 완전히 숨을 거두고 새 정권이 들어섰기에 감사 결과가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국민이 틀렸다면 감사원장이 직접 나서서 국민의 의심을 풀어야 한다.
감사원은 사무처가 감사 대상을 정하고 감사를 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감사원장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6명의 차관급 감사위원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감사 내용을 심의·의결한다. 제도적으로 독립적 감사가 어렵게 돼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감사원이 행정부 소속으로 된 나라는 우리와 포르투갈뿐이다. 미국·영국은 의회 소속이고, 독일·일본은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지휘도 받지 않는 완전 독립 기구다. 지금처럼 감사원이 감사할 때마다 감사 결과가 바뀐다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감사원을 국회로 옮기거나 완전 독립기구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감사원은 지금 대한민국 최고 감사기관으로서 권위와 신뢰를 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