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최강희(54)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난하고 조롱한 기성용(24·스완지시티·사진)을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부회장단 회의를 열어 기성용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 대신 '엄중 경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10일 밝혔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국가대표 선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협회의 책임"이라며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것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사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공인의 입장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본인이 반성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고 최강희 감독도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며 "앞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책임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성실히 활동할 수 있도록 재발 방지책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작년 2월 지인들과 공유하는 페이스북 계정에 '이제 모든 사람이 느꼈을 것이다. 해외파의 필요성을. 우리를 건들지 말았어야 했고 다음부턴 그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는 등의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큰 물의를 빚었다. 이후 기성용은 소속사를 통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고, 기성용의 아버지인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도 대한축구협회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축구협회가 기성용을 징계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이번 사안은 일단락됐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게시판과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가 기성용이냐' '대표팀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린 선수를 징계하지 않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기는 일' '이제 한국 국가대표 경기를 보지 않겠다'는 등 기성용을 징계하지 않는 데 대해 반발하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일부 팬들은 '기성용은 분명히 반성해야 하지만 사적인 영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협회가 징계할 사안은 아니다'는 등 축구협회의 결정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다.

지난 1일 기성용과 결혼한 배우 한혜진(32)은 이날 자신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나와 신랑의 직업은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는 직업이라 뭇매를 맞아야 할 때는 충분히 맞고 지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지금은 우리 두 사람 모두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이 시간이 지나면 도약할 좋은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