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보〉(120~130)=LG배서 우승하면 다음 해엔 '죽을 쑨다'는 징크스가 있다. 역대 챔피언에 올랐던 한·중·일·대만의 숱한 강자가 이듬해 대진표에선 대부분 일찍 사라져간 것. 2년 연속 우승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징크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디펜딩 챔프 스웨는 이번 보에서 치명상을 입고 패배의 구렁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120, 122로 나가 끊은 것은 안형준의 격렬한 기풍을 보여주는 수. 온건한 기사라면 120으로 참고 1도의 타협도 가능했다. 124까지 어지러운 싸움의 회오리에 빠져든다. 125는 패착에 가까운 문제의 한 수로, 역시 노타임(1분 이내 착점)이었다. 125로는 참고 2도 1쪽을 먼저 젖혀 22까지 처리하는 것이 흑의 최선이란 결론(A, B가 모두 선수여서 백도 살아있다).
126 때 참고 3도 흑 1이면 백은 C에 받아주지 않고 2로 젖힌 뒤 D와 E를 맞봐 흑이 못 견딘다. 127, 129로 때려낸 수 역시 노타임. 이렇게 중앙을 정비해 놓으면 백은 우하 대마 보강을 생략할 수 없고, 그때 우상귀를 수습한다는 게 스웨의 계산이었다. 하지만 130이 불각(不覺)의 한 수. 사석(死石)이 꿈틀댄 사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