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고의로 부러뜨려 산업재해 보험금 20여억원을 타낸 일당이 붙잡혔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8일 이런 혐의(산업재해보상보험법위반 등)로 이모(70·사기전과 5범)씨 등 20명을 구속 기소하고, 김모(66)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 4명은 교도소에서 만나 이번 범행을 계획했다. 지난 2008년 4월부터 최근까지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 경기 평택시 등 전국을 돌며 노숙자쉼터 등에서 근로자들을 물색하고, 사고를 일으킬 건설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근로자 강모(58)씨 등 근로자 21명에게 접근해 "마취를 하고 손가락을 골절시키면 아프지 않고 2000만~3000만원을 벌 수 있다"며 꾀었다. 이후 현장에서 고의로 손가락을 부러뜨린 뒤 산업재해로 가장해 근로복지공단과 손해보험사 등으로부터 총 20여억원의 장애 급여금 등을 타냈다. 허위 목격자 등을 미리 만들어 보험사의 조사를 대비했고, 보험사로부터 타낸 돈은 다친 근로자들과 절반씩 나눠 가졌다.
손가락 골절은 자신들이 철근으로 제작한 손가락 골절기를 이용했다. 손가락에 마취제를 주사한 뒤 손가락 1개씩을 넣고 쇠망치로 때려 부러뜨렸다. 대부분 한 번에 손가락 4개씩을 골절시켜 절단 다음으로 보험금이 많이 나오는 장애등급(7급)을 받도록 했다. 범행에 가담한 한 피의자는 지난 2009년 10월 경북 구미시 한 원룸 공사 현장에서 이씨와 짜고 왼손 손가락 4개를 부러뜨린 뒤 2000만원을 받아 썼고, 올 5월에는 경남 거창군 한 공사 현장에서 같은 수법으로 오른손 손가락 4개를 골절시켜 3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박윤해 차장은 "범행에 가담했던 근로자들은 다친 손가락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믿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구부리지도 못하는 등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