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여객기 착륙 사고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8일, 인천국제공항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의 모습 그대로였다.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은 "피해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라면서도 곳곳에선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탈 여객기가 사고 기종과 같은 보잉 777 기종인지 검색을 하기도 했다.
인천공항 승객 가족 대기실도 정오까지 방문한 가족 관계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가족 대기실에 있던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오전 내내 방문한 사고 승객 탑승자 가족은 없었다"며 "각자 연락을 취하고 크게 다친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대기실에는 피해 가족 관계자들 대신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일부와 스무 명 넘는 취재기자들만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공항 청사 청소를 담당하는 60대 여성은 "어제부터 공항 관계자들은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평상시와 비교해 (승객들은) 특별히 다른 분위기는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승객들 동요도 크게 없었다.
국제회의(MICE) 관련 업체에서 근무 중인 이창수(27·가명) 씨는 "국제회의에 참석할 연사가 독일에서 출발해 11시 50분(루프트한자 항공기)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인명 피해도 생각보다 적어, 일반인들은 사고 후유증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1시45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런던으로 휴가를 떠난 아넷 바그너(58·여)씨는 "사고 전부터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를 잘 알고 있었다"며 "사건 경위가 더 드러나야 정확히 알겠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항공사 브랜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조종사 잘못인지는 따져봐야겠지만 기계적 결함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사실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고 말했다.
사고 항공사 여객기와 항공기 기체 불안을 언급하는 승객들도 있었다.
한 달간 유럽여행을 마치고 오전 9시쯤 귀국한 정단비(23) 씨는 "마일리지 적립 등 이런저런 이유로 주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편이었다"며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크게 놀랐는데, 다음부터는 사고 항공사와 기종은 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기 위해 이날 공항에 도착한 김종윤(20)씨 등 대학생 4명은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설마 우리가 그런 일 당하겠느냐고 생각했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혹시 (우리가 탈 비행기가)사고 여객기인 보잉 777기가 아닌지부터 확인해 봤다"고 말했다.
대한항공편으로 오후 출국을 기다리고 있던 50대 초반의 중년 남성도 "사고 소식을 듣고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지만, 내가 탈 기종이 보잉 777은 아닌지 확인해 봤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는 사고가 난 샌프란시스코 항공으로 출국하는 미군도 있었다. 용산 미군부대에서 근무한다는 빌리(60) 상사는 "4시 반으로 예정된 샌프란시스코행 유나이티드 항공이 2시간 연착됐다"며 "(아시아나항공) 사고경위에 대해선 좀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정해진 부대 일정이 있어서 특별히 휴가 일정을 미룰 순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장 경력 문제가 논란이 된 탓인지, 항공 승객들이 조종사 경력을 예약 전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대만에서 귀국하는 아들을 마중 나온 홍숙희(53) 씨는 "항공 사고가 (다른 차량 사고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큰 걱정은 하지 않아 예약한 것을 취소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번 사고 기종의 기장 경력이 짧았던 것으로 아는데 항공 승객들이 이를 사전에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공항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으로 출발하는 직항편을 정상 운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