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최형우(30)는 올해부터 1루 수비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알바뛰는 기분"이라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못 하면 안 되지만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1루 수비에 나선다"는 게 그의 설명. 경기 도중 2루수 조동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 핀잔을 듣기도. 류중일 감독은 4일 "올 시즌 1루수로 2차례 출장했는데 무난히 잘 소화했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최형우는 잘 알려진 대로 포수 출신. 2002년 삼성에 입단할 때 우투좌타 포수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송구에 약점을 드러냈다. 어깨는 강하지만 정확성이 부족했다. 삼성 벤치는 최형우의 방망이를 살리기 위해 포지션 전향을 시도했다. 류 감독은 "최형우에게 3루 수비를 맡겼으나 움직임이 둔해 1루 수비를 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형우는 타격에 비해 수비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2005년 구단에서 방출된 뒤 경찰청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경찰청 입단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포수 미트를 버리고 외야수로 변신해 수비 부담을 줄인 최형우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경찰청 중심 타자로 자리 매김했다. 삼성 재입단의 기회를 잡은 그는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며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갔다.

류 감독은 "최형우는 전훈 캠프 때 박석민과 함께 포수 훈련도 소화한다. 이른바 보험용 포수의 의미다. 류 감독은 "포수를 제외한 팀내 타자 가운데 투구의 공을 받을 수 있는 타자는 최형우와 박석민밖에 없다"며 "포수 자원을 모두 교체했을 때 최형우 또는 박석민이 포수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투수들의 공을 받는 수준이다. 류 감독은 "투수가 던지는 공을 한 번씩 받아봐야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 야구에서 멀티 플레이어가 대세다. 1군 엔트리가 한정된 가운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가 감독들에게 인기다. 3번 중책과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는 최형우는 삼성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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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제공.